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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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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7
by 박민준

1980s 1988.08. 서울 올림픽 –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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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11-27작성자  by  박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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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은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이었다. 건국 이래 최고의 이벤트라 할 수 있는 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세계화의 원년이 됐으며 정치, 경제, 문화적 변화의 물결이 밀려왔다. 새로운 시대와 희망에 대한 기대감이 사회 전반을 아울렀다. TV나 라디오에서는 그동안 들을 수 없었던 다양한 팝 음악이 소개되었고, 음반 가게에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해외의 팝 음반들이 세계화, 국제화의 증거처럼 우리의 눈과 귀에 들어오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이 한국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철의 장막이 걷히기 시작하고, 냉전 구도가 붕괴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미국 팝 문화의 영향력은 전 세계를 휩쓸었고, 대중문화로 상징되는 소비문화가 80년대의 상징처럼 퍼져나갔다.

 

국내 미디어와 통신의 전방위적 발전과 확장을 상징하는 사건은 다름 아닌 백남준의 위성 3부작이었다. ‘위성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 방방곡곡의 그림과 소리가 실시간으로 한국의 안방까지 전해지면서 대중들은 그 전과는 다른 정보에 대한 감각을 느끼게 되었다.

 

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새로운 음악적 시도 역시 대중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변화였다. 신디사이저와 드럼머신, 미디(MIDI) 규격의 보급으로 새로운 사운드가 찾아왔다. 다운타운 록, 댄스 뮤직의 등장은 한국 대중음악을 빠르게 변화시켰다. 전영록, 김범룡은 도시의 고독과 감성에 젖은 음악을 선보였으며 소방차, 김완선의 등장은 뉴웨이브 댄스 뮤직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에 신디사이저가 처음 소개된 건 1982년 고(故)김영식 교수의 역할이었고 (관련기사: 중앙일보 1982년 11월 ‘한국도「신디사이저」(전위전자악기)시대로|김영식 교수, 숙대서 발표회’) 1980년대 중반에는 데블스 출신 연석원이 미국 유학 이후 신디사이저를 가요계에 본격적으로 도입하며 작법의 변화를 일으켰다. 연석원은 1986년 KBS 가요대상 편곡상을 수상할 정도로 가요계의 사운드 경향을 바꿨다. 1987년에는 산울림의 김창완과 타임레코딩을 설립했고 1988년에는 김수철과 함께 88올림픽 기념 행사의 일환이었던 한강 축제에서 오프닝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다.

 

80년대 초반부터 대두되던 신국악, 국악가요의 시도 역시 중요한 키워드였다. 올림픽 전야제 음악을 담당했던 김수철은 이미 80년대 초반부터 히트 가수로서의 커리어 이외에도 영화음악과 무용음악 등 다양한 분야로 음악적 시도를 확장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국악, 민요, 창등 우리 음악과의 접목에 대한 시도는 그를 다룬 당시 인터뷰나 신문기사를 통해 수차례 보도된 바 있다. (관련기사: 동아일보 1985년 12월 “우리가락 살린 노래 계속 부르고싶어” 새출발 의욕 다지는 가수 金秀哲(김수철), 경향신문 1984년 3월 인기頂上(정상)에 오른 金秀哲(김수철) “唱(창)과民謠(민요)에 새리듬접목 시도”)

 

김수철은 86 아시안게임 전야제 음악에서 국악기와 신디사이저의 조합을 선보였다. 이는 당시 탈냉전과 함께 대두되던 민족주의적 접근이자 80년대 한국 문화의 미학적 화두였던 ‘우리 것’에 대한 가장 모범적 해답에 가깝다.

 

이와 반대의 시도는 서울 올림픽 공식 주제곡인 코리아나의 ‘손에 손잡고(Hand In Hand)’다. 이 노래는 국제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세계화에 대한 열망으로 인해 채택된 곡이다. 대통령 기록관의 자료에 따르면 이 곡의 채택 과정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탈리아 작곡가인 조르조 모로더(Giorgio Moroder)와 미국인 작사가 톰 윗록(Tom Whitlock), 그리고 한국인 작사가 김문환에 의해 만들어진 곡이다. 그러다 보니 선정 초기에 외국 작곡가의 곡을 공식 주제곡으로 사용하느냐는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하지만 올림픽조직위원회는 곡의 가사가 서울올림픽의 이념을 상징하는 ‘화합’을 주제로 하고 있고 세계인의 공감대 형성에 용이하다는 이유를 들어 채택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당시 국내에서 만들어졌던 모든 올림픽 관련 곡들과 <손에 손잡고>를 비교 감상하는 이벤트를 열어 최종 선택했다.”

 

‘손에 손잡고’는 가장 성공적인 올림픽 주제가 중 하나가 되었으며 다수의 유럽 음악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고, 곡이 수록된 음반은 전 세계적으로 약 1,20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한국에서는 약 10만 장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판매고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박민준 (DJ 소울스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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