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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1
by 최승원

카더가든이 인디 신에 등장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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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9-01작성자  by  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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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음색과 감성으로 리스너 뿐 아니라, 뮤지션들까지 매료시킨 가수 카더가든(Car, the garden)은 한국 인디 신을 넘어 대중에게 그의 이름을 충분히 각인시켰다. 소울풀한 흑인음악부터 강렬한 로큰롤 까지,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음악 세계를 펼치는 그는, 인디 뮤지션이라는 정체성을 머금고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카이브 K는 카더가든과 2020년 7월 인터뷰했다.)
 

어릴 때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카더가든 : 중학교 때까지는 그냥 유행하는 곡들만 들었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영국 밴드 오아시스를 라디오에서 들었다가, 한국 힙합 같은 걸 듣기 시작하면서 유행가가 아닌 노래들을 고등학교 1~2학년 때 처음 들었던 것 같아요. 또 당연히 국내 음반도 좋아했었는데 그때 신기했던 거는 한국 힙합 음악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게 아예 없는 줄 알았는데 더 신기하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릴 때는 음악을 한 적은 없는 것 같고요. 밴드부, CA 때 학교 밴드부가 멋있어 보여서 보러 갔습니다. 또 친구들이 몇 명 거기서 하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잘 안 끼워 주더라고요.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 게 없고 그래서 안 된다고 했었고, 그거 때문에 연습도 했었는데 나중에 밴드에 속해 있을 때도 그냥 친구들하고 어울리는 게 좋았지, 뭔가 음악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안 했었죠.


- 밴드에서는 어떤 포지션이었나요?

 

카더가든 : 그때 리듬 기타 정도 연습해서 쳤었고, 노래는 제가 곧잘 한다고 해서 노래도 부르고. 

 

- 어릴 때도 주변에서 노래 좀 한다는 얘기 들었어요? 

 

카더가든 : 노래방에서. (웃음) 아주 음이 잘 올라간다, 이런... 

 

-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건 언제였나요?

 

카더가든 : 제가 군대 다녀오고 나서 2013년도부터 시작했고, 처음에는 래퍼 주석 씨가 저랑 알게 된 시점이 있었는데 그분이 저한테 음반을 내보자고 덜컥 제안하셨죠. 그때 “음악 하게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 주석 씨는 어떻게 만났어요?

 

카더가든 : 제가 인천에 살았었는데, 우리 동네에 힙합 크루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이 주석 씨가 공연하면 서포트해 주는 친구들이었는데, 자기들이 음악도 만드는 친구들이었어요. 그 친구들이 주석 씨 집에서 자주 들락날락하더라고요. 저도 그때 따라서 한번 갔었어요. 그때 알게 됐어요. 
 

그럼 힙합 크루 활동을 하셨던 거예요?

 

카더가든 :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친구들 덕분에 어떻게 하는지 구경도 하고. 너무 재미있어 보였어요. 장르 상관없이 모여서 음악 만들고 녹음하는 것이 굉장히 신기하더라고요. 그 친구들이 힙합곡을 만들었는데, 후렴이 비면 제가 노래도 부르기도 했어요.

 

어릴 때는 가수를 꿈꾼 적은 없어요?

 

카더가든 : 네. 솔직히 상상 정도는 했었는데,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과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보면서, “아, 나도 저렇게 하면 좋겠다.” 정도만 생각했고, 음악 쪽으로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못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힙합 크루를 따라가신 거예요?

 

카더가든 : 그때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그 일이 없었다면 제가 크루를 따라가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그 친구들이랑 그냥 어울려 놀았어요. 사실 어차피 저도 돈 벌어야 했었고. 치열하지도 않은데.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죠. 그런데 여태까지 살면서 했던 것 중에 음악이 너무 재미있게 느껴지니까, 그냥 이렇게 음악 쪽으로 꺾어버린 거죠.

 

 - 크루 모임에서 배운 것이 있었나요?
 

카더가든 : 거기에서 제가 처음으로 ‘큐베이스’라는 음악 만드는 시퀀스 프로그램을 공부했죠. 크루 친구들이 프로그램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하니까, 제가 처음으로 찾아보고 공부도 했죠.

 

뭔가 미친 듯이 몰입했던 시기가 크루 활동 시기였나요?

 

카더가든 : 네. 제가 원래 그런 성향이 심한데, 뭔가 꽂히면 몰입하는 편이에요. 무조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할 줄 알아야겠더라고요. 왜냐하면 그걸로 단순히 녹음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기타, 베이스가 없어도, 피아노가 없어도 다 되는 거예요. (웃음) 그래서 “아, 이거 무조건 할 줄 알아야겠구나.”라고 생각했죠.

 

다룰 수 있는 악기가 없음에도, 음악 시퀀싱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나요?

 

카더가든 : 저도 처음에는 잘하지 못했죠. 그러면서 아, 연주하는 것과 아예 상관이 없지는 않구나라고 느꼈어요. 그저 컴퓨터 프로그래밍하듯 만들 수 있는 건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고, 연주할 줄 아는 대신 프로그램으로 음악을 하는 것과, 연주를 아예 못 하는데,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은 다르다고 느꼈죠.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다루면서 음악적으로 공부를 하시고, 곡도 쓰셨나요?

 

카더가든 : 그때 건반과 기타 연습도 같이하면서, 제가 알고 있는 코드를 조합해서, 멜로디를 삽입하면서 곡을 만들어봤어요. 사실 제가 ‘메이슨 더 소울’이라는 이름으로 냈던 음반이 습작이었는데, 완벽하게 습작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처음 음반 냈을 때는 음악을 어떻게 하게 됐는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생각하는 게, 외국의 멋진 뮤지션들 보면 뭔가 어떤 영향을 받는 계기가 있는데, 저는 그런 건 아니었거든요. 제가 그냥 하고 싶은 대로만 움직였던 거예요. 멋이 좀 안 나나? (웃음)

 

음악을 하게 된 계기가 굉장히 독특하신 것 같군요. 처음 완성한 곡은 어떤 곡이었나요?


카더가든 : 통기타를 연주하면서 만들었던 것 같은데, 당시에 처음 사귄 여자친구와 이별을 겪고, 거의 세상 다 산 듯한 그런 노래를 만들고 가사도 그런 느낌으로 썼어요. 기억은 제대로 나지 않지만, 처음 만들었던 건 사실 생각하면 방금 말한 노래 같네요.

 

그럼 그 곡은 앨범에 실리지 않은 건가요?

 

카더가든 : 아유, 안 실었어요. 

 

처음 만든 곡 외에 그때 기억나는 다른 곡이 있어요?

 

카더가든 : 그때 첫 음반 만들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도움 받지 않고 시퀀싱을 제가 완성한 ‘버스 스톱’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기억이 좀 나요. 그 곡을 만들면서 아, 이 노래가 이렇게 구성이 있고 악기의 조합이 있는데 악기를 마구 넣는다고 되는 게 아니고, 매치가 되야 하는 거구나를 처음 깨달아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 독학도 아니고, 책을 보면서 배운 것도 아니고, 직접 하면서 음악을 알게 된 것 같네요.

 

카더가든 : 또 다른 기성 노래들을 많이 들어보면서, 노래 골조를 파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 하게 된 것 같아요. 원래 노래는 그냥 듣는 건데, 내가 음악을 만들어야 하니까.

 

작곡은 취미 정도로 끝날 수 있는 일인데, 이후에 활동을 어떻게 하신 건가요?

 

카더가든: 주석 씨가 강하게 음반을 내야 한다고 밀어붙이지 않았다면,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 

 

주석 씨가 음반을 내야한다고 밀어 붙였나요?

 

카더가든 : 제가 노래 부르는 걸 보고,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그래서 그때 무조건 며칠까지 노래를 만들어라. (웃음) 곡을 만들면 내가 (주석) 유통하고, 음반 내주겠다 하신 적도 많았고, 또 뮤직비디오도 찍을 거라고 하셨죠. 그분이 그렇게 말씀하셔서 저는 그냥 알았다고 했는데, 그런데 또 재미가 있으니까 하게 됐던 것 같아요. 
 

- 그럼 주석 씨 앞에서 부른 적이 있었던가요?
 

카더가든 : 네. 많이 불렀죠.

 

주석 씨와 연이 있었는데, 그렇다고해서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재밌는 것 같군요. (웃음)

 

카더가든 : 아니, 해 보라고 그랬어요, 저한테. 주석 씨가 저한테 “너는 래퍼야?”라고 물었을 때, 저는 “저 래퍼는 아닌데요. 노래를...” 그 이후에 주석 씨한테 연락이 왔어요. 그리고 제가 그분 집에서 꽤 오래 살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곡을 만들어 오라고 했어요?

 

카더가든 : 제가 만들 줄 안다고 그러니까. (웃음) 주석 씨가 만들라고... 

 

혹시 본인이 작업한 곡으로, 주석 씨 앨범 외에 다른 활동을 하신 적이 있으세요?

 

카더가든 : 당시 주석 씨가 레이블을 설립한 상태였는데, 제가 거기 소속이 돼 있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주석 씨 공연이 있으면, ‘정상을 향한 독주’와 같은 노래에 김범수 씨 파트는 제가 부르고, 행사가서도 제가 부르기도 했어요. 저는 그때 공연은 없었던 것 같아요. 딱히 저한테 들어오는 공연 같은 건 없었는데. 그때는 그런 식으로 진행했었던 것 같아요. 공연이라는 게 있다고 느끼고.

 

라이브 카페에서 일하신 것 말씀해 주세요.

 

카더가든 : 아, 제가 직장 생활을 할 때, 퇴근길에 집 근처 라이브 카페에 짤막하게 알바 공고를 보고 그걸로 그때 제가 돈을 좀 벌어야 했던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뭔가 봤는데 안에서 라이브를 하는 거래요. 당시 저는 처음에 그걸로 돈을 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웃음) 

 

그런데 제가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저희 주변에도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를 수 있는 사람 많잖아요. 저도 딱 그 정도로 생각해서 서빙만이라도 저는 할 것 같은데, 그런데 라이브 가수를 구하는지 한번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구하신대요. 그래서 한다고 그랬죠. 퇴근하고 수요일, 목요일쯤에 라이브를 했죠. 그런데 결국 돈은 못 벌었어요. 돈이 벌려야 했는데, 안 벌린 거죠. 사람들이 안보니까.

 

인디 신에서도 빠질 수 없는 부분이 홍대라서, 홍대 라이브클럽에서 공연하신 적이 있으세요?

 

카더가든 : 제가 카더가든으로 이름을 바꾼 시점에, 현재 레이블인 두루두루 아티스트컴퍼니 소속이 되면서였어요. 우리 회사는 밴드들이 많이 속해 있었고 지금도 있는데, 그러면서 약간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을 많이 하는 것이 원칙이 있었어요. 그게 기본이 되어야 할 수 있다고 그래서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소속이 되면서 처음으로 시작했어요. 

 

독특하네요. 다른 뮤지션들은 홍대 클럽 오디션에서 시작하는데, 이미 레이블에 소속된 상태로 홍대 라이브클럽에서 공연을 하는 점이.

 

카더가든 : 저는 홍대에 늦게 왔어요. 처음부터 홍대를 막 지향해서 온 것은 아니었고, 저 자신도 독특하다고 생각해요. 

 

그전에는 홍대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을 보러간 적 있으신가요?

 

카더가든 : 있었죠. 리스너로서도 있었고, 페스티벌이나, 홍대 인디로 불리는 여러 팀을 다 좋아했기 때문에 많이 보러 갔죠.

 

데뷔를 하고, 홍대 라이브 클럽 무대에 오르신 건데, 언제였나요?

 

카더가든 : 2015년도였는데, 클럽 FF 아니면, 에반스라운지였던 것 같아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 어떤 곡으로 공연 하셨나요?
 

카더가든 : 그때 ‘리틀 바이 리틀’이라는 노래를 발표했을 때였어요.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밴드를 결성해서, 저의 지금 앨범의 세션 밴드를 처음 결성한 거죠. 그 구성으로 공연했던 것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몰랐고, 리허설 당시 어떤 점이 잘되는지 안되는지도 몰랐고, 엉망진창이었죠.
 

그 뒤로 매주 공연을 하셨나요?

 

카더가든 : 네. 그 뒤로 계속했었어요. 홍대 라이브 클럽에서 대여섯 번은 했던 것 같아요. 하면서 라이브 감을 익혔던 것 같고, 리허설할 때 어떤 것을 신경 써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 그때까지도 공연을 많이 안 해 봤기 때문에,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하면서 감을 키웠죠.

 

관객은 어느 정도?

 

카더가든 : 조금씩 늘기는 했었어요. 많이는 아니었지만.


데뷔까지 다 하고, 홍대 라이브 클럽에 무대에 섰는데, 어떠셨나요?

 

카더가든 : 저는 그 과정이 저한테는 굉장히 뜻깊었어요. 저는 원래 록 음악을 즐겨 들었고 한국의 많은 밴드를 동경했었기 때문에, 제가 이 레이블에 들어왔을 때 일단 굉장히 의미가 깊었어요. 또 여기서 다 실제로 만나기도 했고, 장기하 씨 실제로 처음 봤을 때 진짜 긴장했던 기억도 나고. 자리에 있다 보면, 크라잉넛 형님들도 만났어요. 그때는 그분들이 얼마나 귀찮으셨을지 몰라도 제가 “그 노래는 어떻게 그렇게... 와~ 그런 명곡을...” 이런식으로 계속 말을 했던 것 같아요. 계속 신기해하고, 제가 좋아했던 팀들 실제 만나서 아기 같은 행동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원래 크라잉넛 분들을 좋아하셨어요?

 

카더가든 : 아유 그렇죠, 공연도 보러 갔죠. 페스티벌 가면 항상 끝에 나오시기도 하고. (웃음)

 

이제 장르 얘기를 해 볼 텐데요. 원래 만드시던 장르는 무엇인가요?

 

카더가든 : 처음에 주석 씨와 함께했던 레이블은 흑인 음악을 지향하는 레이블이었고, 저도 그 당시에 프랭크 오션 (Frank Ocean)이라는 뮤지션을 굉장히 좋아했었어요. 그래서 저한테 노래를 만들라고 했는데, 당시에 제가 나름 전략적으로 생각을 했어요. 저는 원래 로큰롤 음악을 좋아하지만, 그 당시에 그리고 자이언티, 크러시 이렇게 R&B 풍 싱어송라이터들이 막 올라오고 그랬잖아요. 

저도 그런 음악을 만들어 볼까 하는 바보 같은 생각을 했던 거죠. (웃음) 그런데 그 노래 들어봐도 저는 R&B라고 생각하고 만들었지만, 전혀 그런 음악이 아니에요. 그래서 그때는 만드는 생각은 R&B 송으로 만들겠다고 생각은 했었죠. 

 

원래 R&B 쪽에도 관심이 많으셨었나요?

 

카더가든 : 아니요. 그렇지도 않았어요. (웃음) 저는 원래 록만 들었었는데, 당시 레이블 사장님의 기호도 만족시켜 주고 싶었고. 그런데 그런 노래가 인기가 많았으니까 제 고집보다는 그렇게 맞춰가려고 했죠. 

 

신기해요. 프로 뮤지션도 아닌데, 어떻게 내가 즐겨 듣던 음악이 아닌 장르를 하게 되었는지 어떠셨나요?

 

카더가든 : 그게 진짜 웃기죠. 그래서 결국 그렇게 만들지도 못하고. (웃음) 그냥 애매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 나왔던 활동명이 뭐였죠?

 

카더가든 : ‘메이슨 더 소울’이라는 이름이었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R&B로 만들어야 해서 만든 곡이 어떤 곡이죠?
 

카더가든 : 그 이름으로 냈던 앨범에서 다섯 곡 정도가 들어 있는데, ‘홀리데이’나 그런 곡들을 저는 간단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만들면서 이제 래퍼가 나오면 되는 거 아닌가? (웃음) 생각했는데, 그때 마침 주석 씨가 빈지노 씨를 섭외했어요. 지금도 대단하지만, 그때도 대단했던 빈지노 씨가 제가 주석 씨랑 살던 집에 왔었죠. 그러면서 저는 “이게 R&B지!” 하면서 (웃음) 생각했죠.

 

그러다 이름을 바꿨죠?
 

카더가든 : 사실 그때는 음악적 정체성이라는 게 없었던 거예요. 제가 뭔가 새롭고 신나는 일을 한다는 것에 집중이 돼 있었고, 2년 정도 시간이 지나서 생각했어요. 음악을 계속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디서 어떻게 하느냐가 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 저는 오혁이라는 친구를 만나고, 그래서 오혁이랑 그 얘기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 레이블 관계도 정리가 되고. 뭔가 제가 이사 갈 때도 짐 다 버리고 이사 가는 것처럼 그런 마음으로 이 노래를 바꿔 보자. (웃음) 세탁 한번 해 버리자, 이런 생각으로 했던 것도 있고.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름 바꾸면서 장르도 좀 명확히 조금 더 록 기반으로 두면서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탄생한 이름이?

 

카더가든 : 카더가든. (웃음)

 

왜 카더가든이냐고 여쭤보면 굉장히 식상한 질문이겟죠?

 

카더가든 : 대답해 드릴 수 있죠. 제 이름은 차정원이니까 ‘카’는 차, ‘가든’은 정원. 

 

1인 밴드를 계속 하셨는데, 그럼 계속 미디로 곡을 쓰신건가요?

 

카더가든 : 그때는 미디 기반으로 작업을 많이 했었고 요새는 제가 미디 작업을 거의 하지 않고 스케치만 하는 정도에요. 그때는 음반이 나올 때까지도 미디로 끝냈던 경험이 있고 많이 활용하기도 했죠. 

 

1인 밴드를 계속 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카더가든 : 저는 간단해요. 저는 제 의견을 남과 조율하기 싫었어요. (웃음) 이미 제가 활동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도 몰라도 밴드 결성 쪽으로 굉장히 얘기를 많이 들었었거든요. 저희 레이블만 해도 밴드들이 있고, 그게 멋지다고 느끼면서도 피곤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밴드는 언젠가 싸운다. 항상 싸운다는 생각이 있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밴드로 바꾸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 이전에는 그럼 R&B는 그렇다 쳐도 모든 사실 거의 모든 가수들이 그룹 사운드의 형태를 가지고 있단 말이에요. 힘들지 않으셨어요? 

 

카더가든 : 그래서 초창기에 애매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왜냐하면 어쨌든 지금 연주자들과 계속 5년 넘게 하고 있지만, 초반에는 세션비라는 게 나가야 되니까, 벌어들이는 수익은 적고, 금액을 지불해야 하니까. 그런데 이 친구들과 돈독하게는 가고 싶고 이게 만약에 밴드라는 울타리에 정해져 있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같이 가게 되겠죠. 저는 그런 게 되게 애매했었어요. 이 사람들을 어떻게 내가 계속 데리고 가야 되지? 내가 잘될 건데 기다리라고 하는 건 너무 애매하고 뭔가 큰 비전을 보여줘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때 그냥 그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연주자들도 그때 느꼈을 것 같아요. 나는 나 혼자 그렇게 하고 밴드는 그냥 연주자고, 그런데 그냥 가족처럼 하게 됐는데, 제가 부탁을 계속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당신들이랑 밖에 연주 안 하니까 그렇게 해 보자고.

 

본인이 어떻게 1인 밴드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하시나요?

 

카더가든 : 저는 시대가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그룹사운드라는 것 자체가 진짜 녹음 해야 하고, 한 번에 같이 녹음을 하잖아요. 연주를 각자 해야 하므로, 그런데 시퀀스 프로그램이 있고 미디 프로그램도 되게 잘 돼 있어서 음악을 만들 때나 공연할 때 사람이 없어도 되는 거죠. 나만 있으면, 또 연주만 할 수 있으면 녹음도 혼자 다 할 수 있고. 드럼은 심지어 너무 손쉽게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고, 저는 그 발전된 그 시스템의 혜택을 되게 많이 봤다고 생각하거든요.

 

-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의 혜택도 있겠지요?

 

카더가든 : 그렇죠. 홍보를 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긴 거니까. 예전에는 이 SNS가 활발하기 전에는 음악이 소개되기까지 굉장히 관문들이 있잖아요. 저도 처음에 카더가든 이름으로 하면서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으로 팬을 만들 수 있었어요. 많지는 않아도. 나라는 사람이 있고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노래를 하는지 작은 게시판 같은 게 생긴 거였죠. 

최근에도 그런 생각 하거든요. “아, 이거 진짜 엄청난 거다.” 사실 엄청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어떤 매체보다도 이걸로 내가 하고자 하는 거를 얘기할 수 있는 점에서 그 혜택도 많이 봤죠.


1인 밴드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과 가장 아쉬운 점은 뭔가요?

 

카더가든 : 아무래도 저 혼자니까 노래를 만들 때, 아무런 조율이 필요 없어요. 그리고 심지어 만들어진 노래를 정해야 하는데 그때도 아무런 저는... (웃음) 의견을 나눠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게 가장 좋고, 생각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는 거예요, 혼자 하다 보니까. 밴드를 하면 몇 명의 사람이 모여서 색깔을 만들어 가기 때문에 각자 가지고 있는 결도 중요하고, 그래서 밴드라는 게 이제 음악 결이 맞기를 기대하는데, 혼자 할 경우는 아무래도 자유도가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아쉬운 점은 사실 저는 없어요. (웃음)

 

미디가 인디에 준 영향이 무엇일까요?

 

카더가든 : ‘어마무시’하다고 해야 할까요. 전 세계적으로 프로그램이 진입장벽을 많이 낮췄다고 생각하고, 표현을 많이 할 수 있게 해 준 것 같아요. 비용적으로도 절약되기도 하고. 뭔가 생각한 걸 만들어 낼 때 구애받지 않고 만들게 해 주니까 당연히 자연스럽게 재미있는 뮤지션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자연스럽게 음악도 다양하게 나오고 없던 장르도 나오고. 

 

유튜브나 온라인에 곡을 올리는 활동을 본인도 하셨었는지?

 

카더가든 : 저도 사운드 클라우드에 노래 올리고 그랬었어요. 계속 그냥 집에서 30분 만에 만들면 30분 만에 누군가한테 바로 들려줄 수 있잖아요. 그게 아까 말씀드렸던 SNS도 그렇고, 그런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그냥 나의 존재를, 내 음악을 알리기에 너무 편한 시스템인 것 같기는 해요. 

 

얼마 안 있으면 이제 신곡이 나오잖아요. 요즘 작업은 어떻게 하세요? 

 

카더가든 : 요즘 제 취향인데, 요새 저는 거의 100% 수음을 받는 방식으로, 드럼은 다 직접 녹음하고, 악기도 직접 다 연주 해야 하고. 지난 앨범 같은 경우는 저희가 10일 정도 밴드 멤버들하고 합숙 생활을 하면서 노래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최근에 나온 신곡도 그냥 작은 스튜디오에서, 작은 스튜디오지만 다 연주 할 수 있거든요. 거기에서 같이 연주하면서 그거를 그대로 받아내는 방식으로 편곡했습니다.

 

- 첫 앨범은 언제 내셨어요?

 

카더가든 : 2013년 주석 씨랑 음반 같이 내보자 해서 갑작스럽게 냈어요. 별생각 없이. 

 

- 뭔가 본인한테는 습작이 었던 그 앨범인가요? 앨범 제목이 뭐죠?

 

카더가든 : 네. 잭.. (웃음) 잭 어 소울. 말이 안 되는데요. 뭐 하이잭킹 (High-Jacking) 한다고 할 때 소울, 영혼을 납치하겠다는 뜻이죠. 영혼 납치범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 당시 저는 이름도 메이슨 더 소울이었는데, 메이슨이 석공이라는 뜻이고 즉 영혼을 깎아버린다. 영혼을 깎고 납치한다. 당찬 포부가 있었죠. 미국 사람이 들으면 코웃음 치겠죠. 

 

빈지노 씨가 피처링하고 주석 씨랑 작업하신 곡 ‘홀리’에 대해서 얘기해주세요.

 

카더가든 : 주석 씨가 아는 분을 통해서 노래를 전달했는데 노래가 괜찮다고 하겠다고 했어요. 빈지노 씨는 그때도 엄청 유명했고, 말을 붙여보려 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도 이후에 그 곡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이 사람 나오는 부분을 사람들한테 엄청 들려주고, 자랑도 하고. 
 


(2부에서 계속)

인터뷰 : 아카이브 K

편집 : 최승원 아카이브 K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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