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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9
by 최승원

90년대 음악에서 탄생한 ‘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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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10-19작성자  by  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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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는 개그맨 유세윤과 밴드 하이사이드의 보컬, 프로듀서로 활동했던 뮤지가 결성한 그룹이다. 혹자는 이들의 음악이 그저 개그맨 유세윤의 사이드 프로젝트 또는 ‘웃기기 위한 음악에’ 지나지 않았다고 평가했지만, 뮤지의 탄탄한 음악성과 퍼포머로서의 유세윤의 조합은 한국 대중가요에 족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시간을 뛰어넘어 90년대 감성을 완벽하게 재현해낸 이들의 음악지향점은 너무나 분명했다.


(아카이브 K는 UV와 2020년 7월 인터뷰했다.)

 

어린 시절부터 제일 영향을 많이 끼치게 만든 뮤지션은 누구였나요?

 

유세윤 : 많은 뮤지션들이 비웃겠지만, 저는 마이클 잭슨 음악이 제가 들었던 첫 대중음악이었거든요. 동요가 아닌 첫 음악. 어머니의 카세트 테이프로 들었던 음악이기 때문에 그 음악이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마이클 잭슨 음악 이전에 들었던 대중음악은 기억이 나지 않아요. 다 동요였지 않았을까요?

 

- 뮤지 씨는 어떤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으셨나요? 

 

뮤지 : 제 음악의 기반이 되어주신 분들은 듀스와 솔리드구요. 그분들의 앨범이 가장 제 음악적 기반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당시에는 소울과 R&B, 힙합 장르 자체가 그 두 그룹의 탄생으로 인해서, 오리지널리틱한 사운드와 편곡 스타일을 접하게 되면서 나도 이쪽 음악이 너무 좋은데 공부할 때는 없었고, 그때는 팝 시장도 접하기가 어려웠었기 때문에 그래서 두 가요 앨범이 저한테는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왔었던 앨범이죠.

 

기본적으로 힙합이라는 장르가 랩 뮤직이라는 장르로 들어왔었지만, 거기에서 미세하게 장르를 나눠 보면, 듀스와 솔리드 두 그룹 다 ‘뉴잭스윙’이라는 장르를 힙합 안에서도 가져와서 뉴잭스윙을 국내에서 거의 최초로 선보였던 그룹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힙합, R&B 장르 안에서도 뉴잭스윙을 공부 한 계기가 되어줬던 앨범입니다.

 

- 바비브라운 같은 뉴잭스윙 음악이 미국에서 먼저 있었던 음악이었는데, 앞서 말씀하셨던 뮤지션들을 통해서 이 장르를 좋아하게 된 건가요 ?

 

뮤지 : 아, 그렇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이분들 때문에 그 역사에 대해서 다시 한번 파보게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었고. 그전에도 뉴잭스윙이라는 장르는 얼핏 들어와 있었어요. 그런데 오리지널리틱한 사운드로 편곡에까지 이르게끔 한 것은 그 두 그룹이 있었기 때문에 저도 반대로 관심을 가졌었고 이런 장르에 있어서는 아까 유세윤 씨가 말씀하셨던 마이클 잭슨이나 바비브라운과 같은 분들이 계셨구나라는 걸 오히려 나중에 알게 됐었죠. 

 

왜냐하면 당시에는 음원 사이트가 없었기 때문에 팝 시장의 음악을 분석한다는 것은 너무 어린 나이에 하기 힘들었죠. 그런데 그때 제 전 세대 분들이 즐기셨던 음악은 록적인 요소가 갖춰진 음악들이 많았었고, 힙합은 솔직히 정서적으로도 굉장히 어색했었기 때문에 저 전의 세대 때 분들은 이제 팝 시장이었지 약간, 그러니까 정통 소울 흑인들이 접목으로 했었던 음악은 저희 세대 때부터 아마 활발해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 UV는 어떻게 같이 하게 됐나요?

 

뮤지 : 그전부터 형, 동생 사이였었고 세윤이 형이 데뷔하기 전부터 친한 관계였고. 데뷔 후에 세윤이 형과 워낙 음악을 좋아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음악을 조금 구체적으로 배워 보고 싶다는 대화를 조금 나눴었어요. 

 

그래서 한번 기회가 되면 제 작업 공간에 놀러 오겠다고 해서, 제가 형한테 뭘 알려줄까 하다가 제가 작업하는 환경을 좀 보여줬어요. 리듬을 컴퓨터로 찍고 베이스를 연주하고 그 위에 신스를 연주하는 과정을 한 1절 정도 만드는 모습을 형한테 보여줬었어요. 그래서 만들어졌던 게 ‘쿨하지 못해 미안해’의 1절 부분이었어요.

 

그 위에 세윤이 형이 장난삼아 “어? 그럼 나 이 위에 랩 한번 해 봐도 돼?” 이러는 거예요. 너무 당차게. 그래서 저는 “어떤 랩을 할까?” 해서 신기해서 “당연하지” 하면서 마이크를 넘겨줬는데, 세윤이 형이 프리스타일로 했었던 랩 1절이 저희 데뷔곡이었었던 ‘쿨하지 못해 미안해’의 1절 랩이었었고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그다음에 제가 훅 부분을 프리스타일로 불렀었던 게 ‘쿨하지 못해 미안해’의 끝부분이 됐고. 그걸로 인해서 당시 유세윤 씨 싸이월드가 있었는데 거기에 세윤이 형이 한번 취미 생활하는 거를 올렸어요. 많은 분들이 이걸 앨범으로 좀 내줬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물어봤더니, “아, 얼마든지 그거야 우리의 즐거움이니까.”라고 시작했었던 게 UV의 시작이었었죠.

 

 - 유세윤씨는 그 이후에 미디음악을 배우셨어요?

 

유세윤 : 아니요. 배우려고 하다가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는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저희가 음악을 만들 때, 내가 구사하는 것들을 뮤지가 바로바로 만들어주니까. 뮤지와 같이 팀이 되면 되지, 내가 굳이 따로 만들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또 이미 이 재미를 알아버렸는데 그 과정을 내가 감내해 내기는 너무 늦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해요.

 

 - UV의 음악을 들었을 때 사운드나 스타일에 있어서. 90년대가 많이 연상이 된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이유가 뭘까요? 

 

뮤지 : 저희 두 사람 다 90년대에 가장 음악적으로 관심이 많았었을 시기였었고, 그리고 UV의 컨셉을 잡았을 때도 둘 다 레트로를 하고자 하는 성향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를 가장 자극 시켰던 것이 무엇일까 생각을 하면, 지금보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느꼈던 그 쾌감을 못 잊었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아직도 마찬가지고. 거의 모든 사람이 그렇대요. 그러니까 자기의 플레이리스트는 이미 중고등학교 때 다 결정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플레이리스트가 그만큼 공통점이 좀 있었던 게 아닐까.

 

- 그 시절에 그러면 그 스타일을 만들어 준 음악들에서 가장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아티스트는 누구예요?

 

유세윤 : 서태지와 아이들, 솔리드, 듀스

뮤지 : 그리고 또 업타운.

 

- 그 당시에 그 레트로의 느낌을 계속 줘서 스타일을 만들어서 UV의 음악 혹은 그 시대의 그 90년대 댄스 음악을 만약에 자랑한다면 어떤 점을 얘기하고 싶으세요?

 

뮤지 : 저는 완벽하지 않아서 너무 좋았었던 것 같아요. 완벽하지 않고,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지금은 아티스트분들이 경제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바꿔야 할 것들이 너무 적어졌어요. 그런데 그때는 CD라는 개념, 테이프라는 개념 그다음에 나와서는 LP라는 개념이 오프라인에 많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아티스트들이 더 자유롭게 정말 느낌이 충만하게, 본연의 느낌에 충만했던 유일한 시절이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음반 시장이 활성화됐었고 그랬기 때문에 상업적인 성과보다는 아티스트의 100%에 가까운 느낌을 전달 해주는 그런 서포터 역할이 돼주시는 분들이 또 많으셨었고. 그렇기 때문에 각 개인의 어떤 느낌들이 너무나 다르고, 다 존중 받았던 때가 90년대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유세윤 : 제 생각에 그때 90년대 댄스 음악들은, 춤을 기반으로 혹은 음악 작업을 기반으로 먼저 출발해서 그런지 제 기준에서는 노래를 그렇게 썩 잘하는 분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뮤지 : 그렇지.

 

유세윤 : 그런데 그것이 그 음악과 너무 어우러지니까, 퍼포먼스를 먼저 염두에 두고 작업하셔서 그런지 몰라도, 창법 같은 게 지금처럼 막 굉장히 격렬하고 테크니컬하고 굉장히 높은 수준의, 그걸 원하는 건 아니지만 그 음악이 너무 잘 어우러지기도 했고.
 

또 가사 표현에 있어서도 지금보다 훨씬 가사가 짧고 함축적이지만, 더 깊고 뭔가 생각하게 되는데 요즘 댄스 음악들은 (웃음) 제 기준에서는 가사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엄청 많은 가사들이 있어서 그때 당시 음악들은 가사 외우기가 참 수월한데 지금 음악들은 가사 외우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 더 이상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요. 영어 나오다가 한글 나오다가 막 아랍어 같은 거 나오다가. 그런 걸 좀 못 외우겠더라고요. 

 

뮤지 : 그리고 그 90년대 음악이 가장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대중음악의 시작이었던 시대였던 것 같아요. 90년대 전에는 그냥 가요, 아니면 전통가요라는 말을 많이 썼지 대중음악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여러 장르가 들어오면서 90년대 음악들이 우리한테는 너무 새로운 느낌을 주지 않았나. 

 

세션이 없어도 되는 음악과 그리고 세션과 컴퓨터 음악이 함께할 수 있는 또 조합도 생겼었고. 그거 포함해서 그때부터 미디의 문제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마스터링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들어왔기 때문에 더 현실적인 레벨업을 시켜줬었던 게 가깝죠.

 

- 미디음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노래를 그렇게까지 잘하지 않아도 가수가 될 수 있었던 시대가 열렸다는 이야기를 듀스 이현도씨가 이야기 한적이 있는데, 지금 혹은 그 음악을 즐겼던 후예들이 느끼기에는 그 전체적인 것들이 조합이 또 하나의 스타일이 된 것 같네요. 

 

유세윤 : 그럼요. 실제로 이현도 씨 창법은... (웃음) 따라부르기도 쉽지 않고, 그 흉내를 내기도 쉽지 않더라고요. 뮤지 씨는 정말 잘하지만. 

 

뮤지 : 정말 쉬운 창법이 아니에요. 이현도 형님의 창법 같은 경우는 일직선으로 음을 한 음, 한 음 낸다는 게 듣기에는 가창력으로 비교를 할 수도 있지만, 아마 이현도 형님의 곡은 현도 형보다 잘 부를 수 있는 분들은 없다고 생각을 해요. 서태지 씨도 마찬가지고.

 

유세윤 : 특유의 창법에 대해 말하자면, 저는 90년대 음악들이 지금은 그 뭐랄까요? 마스터들이, 선생님들이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음악 버릇들, 노래 창법 버릇들 다 버려라.”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그 버릇을 가장 강조했던 시대인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버릇이 없는 게 어떤 느낌이 없다는 게 아니라 그게 더 강조되던 음악들인 것 같아요. 그들이 갖고 있던, 현도 형님이 갖고 있던, 솔리드 조한이형이 갖고 있던 특징.

 

뮤지 : 그러니까 가면 갈수록 창법 자체, 그러니까 음 길이도 그렇고 창법 자체도 그렇고 점점 더 담백해지고 리드미컬해지는 것 같아요. 

 

- 그러면 예전과 지금의 음악에 있어서 어떤 점이 변화했고, 트렌드가 어떻게 가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뮤지 : 1990년, 2000년, 지금 현재까지 오는 느낌들이 90년대 이전에는 음의 깊이가 있어서 정통 가요 느낌의 노래들이 많았었는데, 밴드 성향의 록 곡이라든지. 댄스 음악이 들어오면서 음의 굴곡이 많이 없어졌고, 그리고 그 음 길이보다 조금 더 짧아졌었고. 그리고 지금의 음악들은 래퍼라는 말도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굉장히 리드미컬하게 쪼개면서 더 담백하게. 그 변화 과정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90년대 발라드 가수처럼 부르면 사람들이 촌스럽다고 하잖아요. 음폭의 높낮음 등이 많이 바뀐 거죠. 지금은 비브라토를 조금만 내도 옛날 사람. 지금은 그냥 “에헤~ 헤에~!” (웃음). 그러니까 너무 대충 하는 것처럼 하지만 담백하게, 이 세대가 약간 이렇게 바뀌잖아요.

 

유세윤 : 요즘에 트로트가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조금 격한 감정이 고팠던 대중들이 “그래, 이거였었지”라는 느낌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90년대 음악들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 지점이. 그런데 대중음악과 현대음악과 그런 감정이 잘 버무려졌던 것이 지금의 대중음악으로 오면서 감정보다는 기교에 포인트를 두니까, 국민들이 트로트를 통해 어떤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 주영훈 씨는 또 그거 그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열창이 없었던 시절이 돼버렸다. 아무도 울지 않고.

 

뮤지 : 표현이 진짜 좋으시네

 

유세윤 : 왜냐하면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계속 마스터들이 (웃음) “관객을 울려야지 네가 울면 안 돼.”라고 하니까 약간 그런 것도 있나 봐요. 거기 약간 거의 반복되는 문구인데.

 

- ‘문나이트’라는 장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두 분도 가보신 적 있나요?

 

유세윤 : 우리는 그때 없었죠. 나중에 촬영 때문에 가본 적은 있는데, 지금은 강원래 형님이 문나이트라는 이름으로 다른 장소에서 하고 계세요.

 

뮤지 : 그런데 저희 초등학교 때 문나이트가 사라지는 시기다 보니까 저희가 성인이 됐을 때는 이미 없어졌죠.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주변의 선배분들, 특히 음악하는 댄서분들께서 워낙에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셔서 마치 가본 사람처럼, 위치라든지 그 안의 공간이라든지 거기에서 누가 누가 춤을 잘 추셨었고 그다음 거기서 탄생한 스타가 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 너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잘 알게 됐어요. 마치 저는 제가 다 놀러 다녔던 것처럼 좀 친숙한 느낌? 

 

유세윤 : 얘기만 들으면 현실적이지가 않아요. 그러니까 제가 생각할 때 되게 ‘신급’들이 그 안에서 이제 춤을 추고 놀았다는 게 되게 현실적인 얘기가 아닌 것 같아요, 진짜 봐도. 그러니까 진짜 전설 속의 이야기로만 “아, 진짜 그런 일이 있었을까 없었을까?” 아직 실제 상황의 유무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저는 느껴져요. 실제겠지만. 

 

- 문나이트라는 노래는 그 장소를 모티브 삼아 노래를 만드신 거잖아요. 작업을 듀스 이현도 씨랑 같이 하셨었죠? 

 

뮤지 : 저희가 만들고 이제 현도 형님께서 또 피처링을 도와주셨죠.

 

 

(2부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출처=브랜뉴뮤직]

 

인터뷰 : 아카이브 K

편집 : 최승원 아카이브 K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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