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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by 최승원

UV의 음악적 뿌리 ‘듀스’를 향한 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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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10-20작성자  by  최승원 

본문



 

(1부에서 이어집니다.)

 

- 작업 얘기를 조금 여쭤볼까요? 노래 제목을 ‘문나이트’라고 만들게 된 계기와 이현도 씨와 협업을 하게 된 과정도 궁금하기도 해요. 

 

뮤지 : 사실은 그때 당시 어떤 프로그램의 주제가였어요. 프로그램 제목이 <문나이트>였었고 첫 번째 게스트 분이 현도 형으로 결정돼서, 그것과 잘 맞아떨어져서 주제곡이기도 하지만 저희가 평소에 존경하던 현도 형과 작업을 했던 계기가 됐었죠.

 

- 문나이트 드나드셨던 레전드 댄서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잖아요. 누구 얘기를 제일 많이 들으셨어요? 누가 그런 얘기를 해 주셨어요? 

 

뮤지 : 저는 너무 많죠. 현진영 형님부터 현도 형님, 그다음에 R.ef의 성대현 형, 또 클론 두 분. 뭐 쿨의 이재훈 형부터 너무 많이 얘기를 들어서. 그런데 제가 듣기로는 가장 유명했던 건 현진영 형님 그리고 클론 형님. 그 형님들이 가장 유명하셨다고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리고 양현석 형님, 이주노 형님.

 

유세윤 : 저는 오히려 뮤지한테 많이 들었어요. 저는 뮤지가 형들하고 많이 친하니까. 특히 문나이트 작업할 때 얘기 많이 들었고 저는 이 음악들을 알게 되고 아주 나중에 이 뮤지션들의 기원이 문나이트라는 걸 되게 나중에 알았거든요. 그래서 더 신격화돼 있는 것 같아요, 제 이미지 속에는.

 

- ‘이태원 프리덤’이라는 노래가 나오게 된 건 어떻게 나오게 되었어요? ‘문나이트’와 같은 정서인데. 

 

뮤지 : 일단 박진영 형님께서 저희를 조금 즐겁게 봐주셔서, 우연치 않게 세윤이 형 통해서 시간 되면 맥주나 한잔 마시자고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우리 셋이 같이 하면 또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 그림이 나올 것 같지 않아요?” 라고 물었죠. 그런데 진영이 형도 너무 좋아해 주시고.

 

그래서 테마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사랑은 조금 진부할 것 같고, 핫플레이스 이야기를 조금 다뤄보면 어떻겠냐 했는데, 저는 이제 그 당시에 때 이태원에 너무 빠져 있었어요. 이태원에 신기한 곳들도 많았었고. 그리고 강남도 유명해졌고 홍대도 유명해졌고 또 다른 어떤 곳을 우리가 찾는, 찾아가는 그런 의미에서 ‘이태원 프리덤’이라는 테마를 그날 먼저 정하고, 노래를 만들게 됐죠.

 

- 그럼 그 노래는 그 노래가 나왔을 시절의 이태원 이야기인 거죠? 

 

뮤지 : 90년대 이태원에 대한 오마주는 아니지만, 노래 가사는 당시의 이야기를 담았죠.

 

- 듀스와 관련된 질문으로 방향으로 바꾸겠습니다. 듀스 음악을 제일 처음에 딱 듀스가 등장했을 때 어떤 느낌들을 받으셨는지 궁금해요. 

 

유세윤 : 저는 언제 등장했는지 모르겠는데, 한국 사람들이 하는 외국 음악이다라는 그 느낌을 처음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의 표현 방식을 빌리면 “간지 난다?” 그때는 그런 표현을 안 썼겠지만. 음악을 듣는 거 자체만으로도, 춤추는 거 자체만으로도 너무 멋있다. 랩도 뭔가 그냥 시처럼 외우는 게 아니라 뭔가 “왔다리 갔다리” 한다. 너무 멋있다. 저는 그때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뮤지 : 저는 듀스 형님들의 데뷔 무대를 실제로 생방송으로 봤던 기억이 있는데, <가요톱텐>에서 나왔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 느낌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저 장르가 무슨 장르인지도 몰랐죠. 그런데 하는 행동들은 저한테는 그냥 정말 “오도방정”이었어요. 막 가만히 있지 않고 막 휘젓고서는 다니시는데 멍하게 바라보다가 끝났어요. 너무 신기했었던 게, 아무도 박수를 안 쳤어요, 거기 계셨던 분들이. 

 

“이게 뭐지?” 하고 이후에 제가 현도 형 만나고서 그 얘기를 했었더니 어떻게 그걸 기억하냐고. 진짜 실제로 현장에서 데뷔 무대를 갖고 아무도 박수가 안 나왔대요. 그러니까 멍한 상태로 하고서 끝내고 들어갔었대요. 그러니까 그 정도로 놀라웠었던 거예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모든 것이 새롭기 때문에. 춤, 노래, 음악 랩, 패션까지 이런 모든 스타일을 다 처음 겪는 무대였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 두 번째, 세 번째 무대를 거쳐서 많은 분들의 환호를 보내주기 시작했고, 듀스라는 그룹이 각인된거죠. 

 

- 그분들이 문나이트에서 그러고 계셨던 거잖아요, 데뷔하기 전에. 경쟁적으로 막 춤추고 즐기고 그랬던 정도는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되게 삼엄했대요. 

 

뮤지 : 그렇죠. 배틀 자리였죠.

 

유세윤 : 아, 그냥 즐기는 데가 아니고 항상 쇼다운 하는 데였던 거예요? 

 

뮤지 : 문나이트에서 자정으로 넘어가는 시간 전에는 자유롭게 춤을 추다가 자정으로 좀 넘어가면 한 명씩 들어오고, 거기가 아마 1~2층으로 분할이 되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1층에는 감히 함부로 누가 있으면 안 되고 “너는 누구인데 여기에 있지?” 약간 이런 분위기에서 외국 분들이랑도 배틀을 많이 붙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거의 춤왕을 가리는 그런 대결 장소였지.

 

- UV 곡 중 '구구구'라는 음악이 있잖아요 이 노래는 듀스에 대한 정확한 오마주라고 아예 정의 내려도 되는 노래인가요? 

 

뮤지 : 90년대 많이 쓰였었던 샘플 CD가 있어요. 그 안에는 아마 리듬만, 리듬 패턴만 들어도 우리가 “아, 이 노래가 여기에서 쓰였구나, 저기에서 쓰였구나.”라고 알 만한 샘플 CD가 있는데 거의 그 안에서 음원을 다 추출해서 만들었었던 노래에요. 그리고 노래 기반도 패턴이나 저희가 사용하는 그 끝 음정들이 예전에 듀스의 ‘고고고’라는 음악에서 조금 가져와서 ‘구구구’로 바꿨어요.

 

유세윤 : 네. 그 ‘고고고’가 저는 말 끝에 ‘고’라고 라임을 맞추잖아요. 우리는 “어? 듀스 형들은 뭐뭐 하고, 뭐뭐 하고 했는데 우리는 약간, 약간 찌질하게 뭐뭐 했구, 뭐뭐 했구 하면 어떨까?” 그래서 출발한 거였어요. 정확하게 ‘고고고’라는 음악을 먼저 떠올리고 우리는 ‘구구구’라고 해보면 어떨까 하고 만들었던 음악.

 

뮤지 : 그런데 그 당시에 저희가 그 2집 앨범에 수록된 곡들, 타이틀곡 ‘집행유애’도 듀스 형님들의 음악을 많이 참고해서 만들었었던 곡이에요.

 

유세윤 : 그 앨범 타이틀 자체가 백 투 더 90's라서.  

 

지금도 프로듀싱을 당연히 하고 계시잖아요. 그때 샘플링으로 작업하는 거랑 지금이랑 차이가 있죠? 

 

뮤지 : 완전히 다르죠. 저는 개인적으로 공간감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공간 계열의 효과들이 많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들으면 굉장히 직접적인 소리가 많았고 지금은 공간계 효과들이 너무 좋은 것이 많아요. 예전에는 요만한 공간에서 우리가 사운드 디자인을 했었다고 하면 지금은 더 큰 공간에서 디자인을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입체적이라고 할 수도 있죠.

 

그리고 EQ면에서도 하이 레벨과 로우 레벨의 경계선이 차이가 커졌기 때문에 작은 도화지에 그림을 그렸다고 하면 지금은 거의 세상에다가 그림을 그리는 듯한 정도의 발전인 거죠. 

 

- 그러나 그 시대의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옛날 악기를 사용해서 바로 그 음악을 하듯이 그걸 또 써야 되는 거죠?

 

뮤지 : 가장 오리지널리틱하게 하려고 하면 그 당시 샘플을 쓰는 게 맞지만 요즘 친구들은 그것마저도 만들어 갈 줄 아는 친구들이 이제 많이 생겼어요. 사운드 디자인을 그렇게 할 수 있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그래서 이제는 예전의 샘플 자체가 많이 큰 의미가 없어졌죠.

 

- UV 음악의 아버지는 이현도씨라고 한 인터뷰에서 말씀하셨는데. 

 

뮤지 : 음악의 아버지는 안익태 선생님이죠. 

 

- (웃음) 이현도라는 프로듀서, 가수, 듀스의 멤버는 UV한테 어떤 의미인지.

 

유세윤 : 듀스의 음악은 UV의 아버지이시죠. 그냥 얘기가 아니라 UV는 철저하게 90년대 음악을 기반으로 우리가 그리워하는 우리 학창시절을, 그 감성을 그냥 얼려 버리고 싶어서, 그냥 얼려서 오래오래 우리가 가지고 가고 싶어서 만든 그룹이기 때문에. 

 

이제 그 음악의 기반이 되어준 건 듀스이기 때문에 정말 아버지라는 말이 당시에는 농담처럼 했던 말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렇게 정식으로 질문을 받으니까 진짜 듀스 형들이 안 계셨다면 UV가 완성되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뮤지 : 저한테 있어서 듀스는 한 번도 레트로라고 생각한 적이 없고, 듀스는 저는 클래식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현도 형님의 진짜 그 공격적인 편곡과 힙합, 펑크, R&B 모든 장르 그러니까 당시에 미국에서 유행하던 장르를 거의 다 보여주셨었고. 김성재 형님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누가 그 당시 때 김성재 형님의 댄스 동작이나 스타일링을 보면서 레트로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없을 것 같아요. 그냥 김성재는 김성재고 이현도는 이현도지 90년대라고 칭하기에는 저는 사실은 듀스는 듀스 클래식으로 그냥 영원한 브랜드가 아닌가.

 

- 이현도 씨의 공격적인 편곡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뮤지 : 전체적인 틀은 힙합이지만 항상 약간 댄스를 가미했어요, 현도 형님은. 그러니까 본인이 댄서 출신이셨기 때문에 그 댄서라는 느낌을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힙합인데도 좀 남성적인 멋짐과 터프함을 강조한 편곡들이 공격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그래서, 그러니까 전진하는 느낌, 쳐들어오는 느낌. 그래서 “오, 뭐야? 뭐야? 뭐야?” 그런 음악을 하셨던 분이 아닌가. 

 

게다가 현도 형이 항상 했었던 편곡 패턴 중에 하나가 브라스 관악기의 악기를 굉장히 많이 사용했어요. 그러니까 관악기에서 주는 웅장함과 힘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현도 형님의 음악의 무기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신스 브라스도 마찬가지고 실제로도 프로듀서로서도 되게 많은 음악을 남기신 분이잖아요. 지누션, 유승존의 곡도 만들었고, 

 

유세윤 : 유승준도 현도 형이 만든거야 ?

 

뮤지 : 당시 히트곡 중에 현도 형이 쓰신 게 많았었고. 그 전부터도 히트곡으로 룰라의 ‘3! 4!’라든지 굉장히 많은 곡들을 프로듀싱을 했었죠. 

 

- 혹시 듀스 노래 중에 뭘 제일 좋아하시는지. (웃음) 

 

뮤지 : 와아, 진짜 어려운데. 저는 듀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압도하는 분위기 한에서는 ‘굴레를 벗어나’가 최고였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곡은 다른 이유로 정말 내가 그냥 좋아하는 곡이라고 하면 결정을 못 짓겠어요. 그런데 듀스 성향을 봤을 때 완전체가 되는 시점이 개인적으로 그때가 이제 완성이라는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유세윤 : 저도 워낙에 듀스 노래는 다 좋아하는데, 지금도 듣는 음악 중에서 조금 상위권을 보면 ‘상처’를 최근에도 들어요. 물론 아직도 다른 노래는 다 즐겨 듣지만 ‘상처’는 특히 즐겨 들어요. 내가 만약에 이 노래를 다시 뮤직비디오를 찍는다는 상상도 많이 해요. 특히 댄스 음악인데 처음에 무반주로 시작하는 그 부분이 너무 멋있거든요. 

 

무반주로 혼자 김성재 형님 부르시다가, 절규도 하시다가, 댄스 음악이니까 갑자기 탁 비트 들어가면서 음악 시작하는 게 너무 멋있어요. 

 

- 90년대 음악을 정말 사랑하시는군요. 

 

유세윤 : 우리는 “아직도 90년대 음악이 너무 멋있다.” 라는 얘기를... 요즘에는 그런 거 있잖아요. 약간 다 꼰대 소리 듣기 싫어서 우리가 이렇게 90년대 음악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특히 동생들한테 얘기를 잘 못 하겠더라고요. 그건 아저씨 생각이라고 할 거예요. 그냥 너무 우리가 “우리 때는 이랬어, 우리는 이런 음악이 너무 좋았어.” 하는 거보다 그냥 우리 안에서 즐기고, 말로 표현을 잘 못하겠어요. 그래서 우리가 자꾸 이렇게 오마주를 하나 봐요. 우리는 이렇게 그때 음악이 즐거웠어라고. 

 

  

[사진출처=브랜뉴뮤직]

 

 

인터뷰 : 아카이브 K

편집 : 최승원 아카이브 K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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