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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6
by 최승원

김광석을 사랑한 21세기 포크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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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11-06작성자  by  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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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이어집니다.)

 

 

- 김광석 선배님이 롤모델이고, 커버 무대를 가질 때마다 부담도 많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어떤 마음가짐이나 생각으로 이렇게 노래를 하세요? 

 

김필 : “잘 전하자, 그냥. 이 음악이 갖고있는 힘을 내가 해치지 않고 온전히 잘 전하자.” 그냥 이거밖에 없어요. 그런데 가창력을 보여주겠다는 것은 아니고 내 욕심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여기 이 노래가 원래 갖고있는 힘을 정말 잘 전달하자는 생각인 것 같아요. 

 

그리고 모르는 분들이 많잖아요. 지금 사실 모르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 거예요, 김광석 선배님을. 제가 대선배님들 활동하던 시절 모르는 것처럼 당연히 모르시잖아요. 그래서 그런 마음도 좀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나도 잊지 않게 김광석 선배님을 내가 좋아하는 만큼 누군가가 좋아할 수 있게 뭔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면서 계속 노래를 하는 것 같아요, 김광석 선배님 노래를.

 

지금까지 김광석 선배님의 음악을 잘 전달한 것 같으세요?

 

김필 : 아니죠. 그러니까 만족은 없죠. 음악하면서 뭐 “아, 나 너무 잘했어.”하는 그 순간 저는 음악을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데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저도 부르면서 감정이 바뀌고 저도 나이를 먹으면서 이 노래를 이해하는 또 어떤 다른 큰 뭔가 조그마한 변화들,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기다 보니까 저도 살면서 무르익어가고 하다 보니까 궁금하죠. “마흔이 됐을 때 이 노래를 하면 어떨까, 그때는 어떤 기분으로 부를 수 있을까.“하는 생각. 김광석 선배님 노래 중에도 못 부르는 곡도 있어요. 아직은 잘 이해 못 하거나 제가 잘 담지 못할 것 같은 곡들이 있어요. 또 불러보고 싶은 노래들도 아직 남아있네요.

 

더 부르고 싶은 다른 노래가 있으신가요?

 

김필 :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이런 것들. 그다음에 아까 말씀드린 ‘회귀’. 그리고 저는 집에서는 부르고 있지만 다른 분들 앞에서는 안 부르는 ‘내가 필요한 거야’라는 곡도 있고. 너무 많죠. 너무 많아요. 

 

대중들이 더 들었으면 하는 김광석 선배님 음악이 있다면?

 

김필 : 이미 많이 듣고 계시기는 할 텐데, 저는 처음 말씀드린 ‘회귀’라는 곡 한번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음악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랜드피아노 한 대에 김광석 선배님 목소리만 나오거든요. 그래서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감정이 소용돌이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게 무슨 뜻인지 저는 모르고 지내 왔는데 그 노래를 처음 듣고 그랬어요. ”뭐야, 이거? 뭐지?“ 또 제가 알던 선배님이 아닌 것 같은 기분. 혼자서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주관적인 취향은 있지만, 음악은 또 거짓말은 못 하니까. 그런 것 같아요. 

 

김광석 선배님과의 친밀감이 왠지 모르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김필 : 혼자 그렇게 생각하죠. 짝사랑이죠, 진짜. 그래서 책도 찾아보고 그런 시간을 좀 많이 보냈어요. 알고 싶은데 자료에는 한계가 있고 그래서 선배님들이 가끔씩 김광석 선배님 이야기할 때마다 저쪽 멀리서 얘기하고 있어도 저의 신경이 그리로 가 있는 거예요. 알고 싶으니까. 그리고 그런 김광석 선배님 노래를 무대에 서서 할 때마다 속으로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노래를 해요. 

 

제가 노래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이 노래 제가 하는 것을 누군가가 들었을 때 좋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해서 너무 다행이고 제가 계속 존경하는 만큼 잘하고 싶다고, 잘하겠다고. 혼자서 그렇게 많이 하죠. 

 

김광석 선배님의 예전 영상들을 보면, 기타 하나만 메고 관객들과 소통을 하기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필 : 그러니까, 아까도 말씀드렸는데, 그래서 롤모델을 김광석 선배님으로 꼽는 것 같아요. 그런 소통 또한 자연스럽잖아요. 그러니까 음악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너무 자연스러운 모습이 좋은 거예요. 꾸밈이 없으시잖아요. 그게 너무 좋아요. 그게 너무 좋았고. 와, 그래서 그렇게 음악 하고 관객들하고 소통하고 큰 말주변 없어도. 그런 게 너무 좋았어요. 

 

그 꼭 끝에 ”행복하세요.“이렇게 행복을 이야기하는 것이 진짜 진심으로 그렇게 말씀하시는 점이 시간이 흐르니까 느껴지더라고요. 왜냐하면 어렸을 때는 모르잖아요. 행복에 대한 고민도 많이 별로 잘 안 하고. 그런데 크면서 점점 진짜 더 매력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매료되는 것 같고. 

 

김광석 선배님 노래를 20대에 본격적으로 접했다고 하셨는데, 옛날에 김광석 선배님이 대학로 스타였다는 것도 혹시 알고 계셨어요?

 

김필 : 그때는 몰랐고요. 제가 30대 들어서면서 책 읽고 안 거예요. 왜냐하면 제 나이대에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저도 세대가 H.O.T, 젝스키스를 보면서 한국 음악을 알았고 김종민 선배님, 제 어린 시절은 그랬었죠.

 

김광석 선배님이 활동하고 한참 뒤에 저는 알게 된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 히스토리까지 완벽하게 알지 못했지만 책을 통해서 많이 알게 됐죠. 책을 통해서 많이 알게 됐고, 선배님들 하시는 말씀 듣고 다른 선배님들은 옛날에 있었던 일들을 많이 얘기하세요. 

 

그리고 다른 선배들로부터 김광석 선배님이 음치였었다고 들었는데, 어느 날 한순간 안 보이더니 다시 등장해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는데 너무 잘했다고 해요. 대학로의 스타였다는 것은 저는 잘 몰랐고요. 독종이었다는 말을 들었죠. 

 

김광석 선배님이 방송을 많이 안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인기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김필 : 글쎄요. 그때 저는 태어나지도 않았고. 태어났었나? 잘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글쎄요. 저도 궁금하네요. (웃음) 그래도 예를들어 김동률 선배님 공연은 매진이잖아요. 피케팅이잖아요. 그런 거 아닐까요? 그냥 아시는 거죠. 몇 번 안 나와서 해도 아는 거죠. 

당시에는 인터넷도 없었는데 김광석 선배님이 라디오 DJ도 하시고 또 그런 라이브 프로그램에서 노래하신 거는 그래도 조금 있더라고요, 저도 찾아봤었는데. 그런 거 보고 바로 매력을 알지 않았을까. 부럽고 멋있죠. 

 

가수 김필에게 있어서 김광석 선배님이란 어떤 존재인지 궁금합니다. 

 

김필 : 어렵네요. 한 단어로 뭔가 정리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약간 저한테는,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정말 정말 좋은 스승님 같은 느낌? 그러니까 뭔가, 이게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가족만큼 가깝지는 않지만.. (한숨) 

 

아무튼 정말 참스승 같은 느낌이에요, 저한테는. 제가 혼자서 동질감도 많이 느끼고. 안정감을 되게 많이 느껴요. 왜냐하면 책에서 김광석 선배님이 쓴 글 중에 ”어쩌면 내 노래 깊이는 그 무렵에 방황해서 나온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한다.“는 글에서 동질감을 많이 느낀 것 같아요. 

 

그리고 아실지 모르겠는데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하셨었고, 어떤 씁쓸함도 많이 느끼셨었었고, 고민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그래서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아요. 만약 진짜 만나게 되면 궁금하고 조언을 얻고 싶고 인간적으로도 가까워져 보고 싶고. 그러니까 따라하기 보다는 가깝게 지내고 싶은 좋은 선생님 같은거죠.

 

 

라이브가 더 좋다고 말씀하셨었는데, 앞으로 라이브에 더 집중하실 예정이신가요?

 

김필 : 네. 물론 음악 만들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 노래를 하고 싶죠. 할 수 있다면 오랫동안. 히트곡을 만들기보다 그냥 내가 진짜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담아서 무대에서 나누고 그러고 싶죠.

 

노래를 만드실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을까요? 

 

김필 : 내가 느껴보지 못한 것들을 저는 못 만들어 내요. 못 써요. 그러니까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창작을 할 수가 없어요. 상상으로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곡을 쓰고 이런 걸 못 해요 저는. 그래서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담기죠. 그렇게밖에 곡을 못 만들어요. 그래서 저는 진지한 이야기들이 좀 많죠. 기존에 대중음악 보다는 저의 고민들을 많이 담죠. 

 

”나는 좀 그래도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음악을 하고 있어요. 너무 대중성이 있고 너무 히트성이 있고 너무 멋있고 근사한 분들이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나 하나쯤은 이런 포지션에서 고민을 이야기하고 뭔가 소통하는 음악을 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음악을 하고 있어요.

 

가사를 쓸 때 혹시 김광석 선배님의 영향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김필 : 그렇죠. 많이 받죠. 선배님의 진솔함에 대해 굉장히 많이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들어가도 좋구나라는 생각을 해요.그런데 또 우연치않게 봉준호 감독님이 얼마 전에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소감에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님 언급을 했었는데, 그래서 또 한 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안도감을 느꼈죠. 내가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 누군가가 정답을 알려준 적은 없는데 그렇다고 김광석 선배님이 그렇게 딱 말한 적은 없지만 내가 느끼는 것들이 틀린 건 아니구나, 이렇게 하면서 하고 있죠. 

 

앞으로 가수로서 목표와 꿈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김필 : 저는 오래 하고 싶어요, 지금처럼. 잠깐 반짝하기 위해서 현실과 타협하고 그렇게 음악을 하고 싶지는 않고요. 사실 대중적인 것이 무엇일까. 그러면 대중은 어떻게 정의를 내릴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해요. 음악은 주관적인 건데 좋고 싫고는 너무 개인적이고 사람마다 다르니까. 음악을 국가고시처럼 등용해야 할 커트라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너무 어렵잖아요.

 

사실 트렌드는 계속 변화하고 있고, 나는 어떻게 음악을 해야 할지 고민을 아직도 하고 있어요. 또 김광석 선배님을 처음 알게 된 순간부터 고민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자, 그럼 나는 앞으로 어떤 뮤지션이 될까? 무대는 서고 싶어, 기회 없어. 기타 치면서 노래할 거야. 곡도 쓸 거야.“ 그랬을 때 제가 느낀 것은 ”진솔함이구나. 그렇게 가면 되는구나. 그리고 그거를 막 그렇게 과하게 포장하지 않아도 괜찮구나.“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하는 활동이 제가 엄청 잘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 마음만 잘 지키면서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고 목표예요. 스스로 잘 지키고 저를 응원해 주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그들의 마음도 잘 지키면서 음악 하는 것이.

 

 

[사진출처=아카이브아침]

 

 

인터뷰 : 아카이브 K

편집 : 최승원 아카이브 K 에디터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3-11-06 12:21:22 칼럼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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