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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1
by 최승원

연말 시상식에서 이수영이 오열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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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12-01작성자  by  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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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이어집니다.)

 

 

- R&B 발라드 말고 이 계보만 있는 사람들에 정말 한국형 발라드라는 특성이 있다고 하는데 이수영 씨도 이쪽이신 거잖아요. 그러니까 아주 또 개성이 강하기도 하시고.

 

이수영 : 네. 저는 조금 왠지 록적인 요소가 많은 곡도 있거든요. ‘덩그러니’나 ‘그리고 사랑해’나. 왜냐하면 저의 음악을 주로 작곡하신 분이 록 쪽에서 기타리스트를 하시던 분이라서 베이스나 기타로 시작하는 것들도 많고 그래서. 그러니까 저랑 만나니까 전혀 다른 장르가 됐기도 했고. 

 

그러니까 형석이 오빠가 말씀하신 ‘날발라드’ 장르에 속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예전부터 평론가분들도 저에게 “너의 장르는 뭐니?” 그랬을 때 “그냥 몰라요. 작곡가 오빠가 크로스오버라고 대답하래요.”라고 얘기했었거든요. 그러니까 발라드의 그 감성을 기반으로 하지만 조금 더 여러 가지를 좀 섞어 보는 게 저의 음악에는 조금 다른 점이지 않을까.

 

- 흔히 이수영씨 음악에 대해서 이수영 씨 자체가 장르인 것 같아요. 그냥 이수영이라는 장르가 있는 것 같아요. 오리엔탈 발라드라는 거를 굳이 우리가 정의해 본다면 어떤 특성들을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이수영 : 저라는 가수를 얘기할 때 한이 뭐 느껴지는 가수라고 말씀을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그러니까 여타 다른 가수분들보다 저한테 그런 게 많이 느껴진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고, 그 ‘한’이라는 정서가 소울하고는 좀 다른 느낌이라서. 물론 실질적으로 멜로디 라인이 국악적이지는 않지만. 그냥 저는 단순하게 “이 음악에는, 이 가사에는 사람들이 이 감정을 느끼고 나와 공감해 줬으면 좋겠어. 그게 위로가 되었든 충고가 되었든 또는 슬픔이라도 그게 그렇게 딱 이렇게 같이 느껴졌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고, 저는 노래 부를 때 항상 거기에 빙의하려고 노력하거든요. 

 

신기하긴 해요. 독특한 장르로 어떤 성역을 맞으셔서 대상까지 가셨잖아요. 그런데 누가 흉내낼 법도 한데, 비슷한 사람도 없는 것 보면. 

 

이수영 : 제가 아무튼 보이는 족족 가만두지 않았었나 봐요. (웃음) 그렇네요. 보통은 잘 되는 장르에 대해서 비슷한 가수가 나오기 마련인데. 없네요. 

 

한창 바쁘게 활동하실 때, 아이돌 GOD, 신화 등 이렇게 그런 시장이 많이 형성돼 있었었는데 외롭지 않으셨어요? 어려움이 있거나.

 

이수영 : 일단 제가 태어난 해가 1979년인데요. 성시경 씨도 ‘79클럽’의 멤버였고 저는 또 박경림 씨, 이효리 씨랑 또 친했었고. 글쎄 아이돌 이야기 들으면, “정산할 때 너무 화가 나서 솔로인 네가 부럽다.”라는 이야기를 저는 많이 들었어요. 또 워낙 음악 방송하면 다같이 했다가 끝나면 다같이 모이는데, 당시 그 시절에는 방송국이나 식당에서도 자주 다른 아이돌 가수를 마주쳤기 때문에, 솔로가수지만 외롭지 않게 보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 여자 그룹들이 자기들끼리 모여서 이야기할 때, 제가 데뷔 초반에는 별명이 좀비였거든요. 저희 사장님이 워낙에 철저하게 저를 관리해 주시는 분이라 대기실에 인사만 하고 항상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고 있어야 했어요. 흥얼거리면서. 그러니까 그런 애한테 누가 말을 시키겠어요. 그래서 오해 정말 많이 받았어요. 

나중에 박경림 씨는 제가 데뷔 때부터 워낙 친했기 때문에 “얘 그런 애 아니다. 얘 웃기고 앉아 있는 애다.” 그렇게 해 줘서 79클럽에 낄 수도 있고 많은 친구도 생기고 했어요. 지금은 연락하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성시경 씨도 어떻게 사는지 잘 모르지만, 만나면 옛 친구 보듯 엄청 반가워하고. 그냥 79클럽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추억이 많이 쌓여있어요.

 

- 기억을 되짚어보면 그분들과 댄스 음악인 GOD, 신화분들에 비해서 팬층이 좀 달랐었나요? 

 

이수영 : 그들은 팬덤이 있고요. 저는... (한숨) 지금도 팬카페가, 그때 만들어진 팬카페가 있기는 있어요. 그런데 아주 인기가 많을 때나 요즘이나 저를 따라다니는 ‘독수리 5형제’만 있거든요. 5남매라고 할까. 아주 인기가 많아서 항상 다섯 명이 왔었고요. 그냥 조그마한 행사를 해도 다섯 명이 와요. 

 

물론 시대가 변하면서 중학생이던 애가 지금은 선생님이 됐기도 했지만, 저는 이렇게 팬덤으로 움직이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냥 어르신분들도 많이 좋아해 주시고 또 중고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같이 다니시는 엄마, 아빠들도 많이 계셨었어요. 그래서, 그래도 아이돌 음악을 하는 다른 친구들보다는 저는 조금 더 팬층이 넓었죠. 

 

특히 큰 ‘드림콘서트’나 이런 데 가면 하늘색 풍선, 노랑 풍선 사이에 분홍 풍선이 다섯 개 있어요. 그런데 정말 다행인 건, 막 SES, 핑클 SES 나올 때는 핑클 팬들이 야유하고 이런 얘기 있었잖아요. 제가 나오면 모두가 받아줘요. “너는 예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너는 봐줄게” 하면서 굉장히 응원해 줬어요. 

 

또 다 친하게 지내고 있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까 특별히 팬덤이 따라다니지 않아도 남의 팬들이 저도 응원해 주셔서, 그래도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효리씨와의 이야기... 조금 뻔하지만, 말씀 부탁드려요. MBC에서 상 받을 때 였던 것 같은데.

 

이수영 : ‘덩그러니’라는 곡이 나왔을 때였는데, 이효리 씨는 ‘텐 미닛’ 발표하고 SBS와 KBS 대상을 이효리 씨가 받을 때였어요. 마지막에 MBC가 남았는데, 당연히 효리 씨가 받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죠. 방송국에서도 스케줄 끝나면, 이효리 씨와 같이 밥 먹기도 해서 그냥 지내고 있었는데.

 

제 이름 ‘이’까지는 같으니까 박수를 쳐주려고 하는데 ‘수영’이라는 이름이 나오고 나서 처음에는 못 알아듣고 효리가 등짝 스매싱을 날려줘서 제가 앞으로 튕겨져 나가면서 제가 받았다는 걸 알았어요. 최근에 제가 <슈가맨>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는데 굉장히 오랜만에 당시 영상을 봤는데 제가 너무 효리 씨한테 미안할 정도로 오열을 했더라고요. (웃음)  

 

“아니, 얘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이제서야 들었어요. 그때는 뭐 감격스러웠지만 얘가 무안했지 않았을까. 그런데 효리 씨가 워낙 성격도 좋다 보니까 열심히 옆에서 막 저를 챙겨주고, 저는 말을 못 하고 울기만 하니까 “한 마디 꼭 해야 돼, 수영아. 얘기해야 돼. 지금 얘기 안 하면 안 돼.”막 이러면서 챙겨주는 모습 보면서 미안해지더라고요, 그 장면이.

 

“아, 내가 여기서 너무 이렇게 오열하면 내 마음이 들켜버린 것 같은.”느낌이 들었죠. 저도 가수고 저라고 왜 욕망이 없겠어요. 아무리 친한 가수라도 나도 이런 영광을 한 번쯤 안고 싶은 마음이 있고, 여기까지 오는 것도 힘들었는데 다시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었나 봐요.

 

- 선배로서 지금 활동 중인 가수 중에서 혹시 눈에 딱 들어오는 후배가 있어요? 

 

이수영 : 그런데 요즘 너무 다 잘 하시고. 그런데 안타깝게도 솔로 여자 발라드 가수가 분명히 뒤에 있으면 그분도 같이 출연하셨을 텐데 안타깝게도 그렇게까지는 이어지지를 못 했던 것 같아요. 이미 제가 나왔을 때도 주변에서 “야, 여자 솔로 발라드 가수는 안 돼. 그걸 왜 만들어?”라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으셨다고 하고 특히 이제 저는 목소리까지 특이하고 음악도 특이하다 보니까 주변에 모니터링 반응이 극과 극이었대요. 완전 망하거나, 완전 흥하거나. 안전하지 않다고 반응을 하셨대요. 

그 정도로 이미 20여 년 전에도 여자 발라드 가수는 블루오션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헤이즈 씨 음악 참 좋아하거든요. 물론 발라드 가수라고 볼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발라드를 좋아하고 저를 좋아해요. 그래서 저도 좋아하고. (웃음) 또 그분이 가사를 정말 잘 쓰고 요 세대 공감하는 가사들을 참 잘 쓰고 게다가 랩까지 되니까 저는 랩 너무 잘해 보고 싶은데, 저 랩도 배웠어요, 그래서. 

그런데 제가 발라드를 너무 오래 하니까 혀가 굳었는지 요즘 랩은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런데 노래하는 데는 굉장히 도움 됐어요, 랩을 배우다 보니까 랩도 가사를 전달하는 방식이 굉장히 중요한데 발르드와 닿아 있는 곳이 있더라고요. 그러면 노래할 때 잘 적용도 시켜보고 있고. 

 

여자 가수 한 명 더 있는데, 이 가수에 대한 저의 생각은 참 잘 보존해 줬으면 좋겠다는 가수가 있어요. 그 회사에 강력히 부탁드리는 게, 이 가수의 성대를 정말 잘 보호해 주셨으면 좋겠다. 바로 HYNN, 박혜원이라는 가수예요.

 

너무나 완벽하게 노래를 부르는 친구인데, “어머, 저는 웬만해서 여자들 노래 듣고 너는 나를 이길 수 없어. 밟아주겠어.”나 혼자서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들으려고 노력을 하거든요. 자존감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그런데 저보다 훨씬 더 훌륭한 가수가 될 수 있는 모든 걸 갖추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젊은 나이에 너무 혹사시키면 그 엄청난 파워와 이런 것들이 무너질까 봐 너무나 아까울 만큼 좋은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 그 친구의 음악을 잘 듣기도 하고 기회가 되면 항상 이 두 친구를 굉장히 많이 응원한다고 얘기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남자는 정승환 씨 너무 좋아요. 호소력이 정말 좋고. 그분이야말로 차세대... 그러니까 아무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는 ‘신세대 뽕’ 느낌이 있어요, 승환 씨한테는. 저희 세대 때의 약간 대놓고 하는 뽕느낌이 아니라 조금 달라진 세대에서 한국인의 감성을 훅 잡아내는 그게 확 있더라고요, 승환 씨는. 그래서 너무 신곡 나올 때마다 찾아 듣기도 하고 배우기도 해요. 어떻게 표현했나. 

 

 

- 늘 발라드라는 장르에서 항상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항상 이렇게 선호되는 이유는 뭘까요? 

 

이수영 : 저는 가사에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통하였기 때문에 그 가사에서 위로를 받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타 장르의 가사가 그렇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고. 이 가사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 가장 한국 사람들의 마음을 제일 많이 어루만져 주는 역할을 그래도 발라드가 굉장히 오랫동안 잘 담당하고 있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을 해요. 그리고 우리나라 발라드 가수분들이 인기 많으신 분들은 그래도 대부분 소위 말하는 ‘뽕끼’라고 하잖아요. 

 

그런 게 조금씩은 다 많은 사람, 적은 사람 뭐 있겠지만 조금씩은 다 들어 있기 때문에 저는 사실 뭐 트로트와 발라드가 완전히 다른 장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요즘에는 굉장히 또 요즘 트롯맨들이 많이 부르는 음악들이 굉장히 발라드에 가까워져서 굉장히 지금 많이 무섭거든요. 이들이 발라드도 정말 잘 소화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런 느낌이 들어간 소위 말하는 ‘뽕끼’가 들어가 있는 발라드곡을 굉장히 좋아하고, 정말 트롯을 잘하는 가수분들이 가사도 발라드 같고, 그 사운드도 발라드와 흡사한 음악들을 요즘은 많이 하고 계시더라고요. 

 

 

[사진출처=뉴에라 프로젝트]

 

 

인터뷰 : 아카이브 K

편집 : 최승원 아카이브 K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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