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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1
by 우정호

동남아권 원조 케이팝 아이돌의 아시아 활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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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4-04-01작성자  by  우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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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이어집니다.)

 

 

- 2NE1 일본 활동 중 ‘내가 제일 잘나가’로 오리콘 차트 첫 1위를 차지했는데 어떤 기분이었나요?

 

산다라박 : 빌보드가 가장 권위 있는 차트긴 하지만, 어쨌든 그런 느낌인 거죠. 꿈의 차트고, 상상도 안 해봤던 그런 느낌이기 때문에. 그리고 저희는 데뷔 앨범이었고 많이 프로모션을 한 것도 아닌 상태였는데 1위를 해가지고. 감동이 컸어요. 진짜 그 보아 때부터 듣기만 하던 오리콘 차트인데. 그래서 그때 멤버들도 다 좀 뭉클뭉클하고 너무 좋아했던 거 같아요. 

 

- 데뷔 앨범으로 오리콘 차트 1위에 오른 건 최초의 기록이었습니다.

 

산다라박 : 오, 그래요? 우리가 스스로 그걸 다 모르고 있으니까 그만큼 실감을 못 했던 거 같아요.

 

- 2NE1 이전에 빅뱅이 먼저 일본에 진출해 인지도를 넓히기도 했지요.

 

산다라박 : 아, 그렇죠. 그렇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같은 소속사 가수가 나오면 ‘누구 여동생 그룹이래’ 막 그러기도 하는데, 일본은 어떤 지조가 있어가지고. 빅뱅 팬분들도 저희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았고, 일본에서도 ‘빅뱅의 여동생’ 같은 소개로 나오기는 했는데 생각보다 몰라서 신기하더라고요.

 

- 일본 활동을 위해 새로운 곡을 준비하기도 하나요?

 

산다라박 : 어, 근데 저희는 있는 곡에서 일단은 했기 때문에, 뭐 일본 회사 쪽에서 셀렉을 했겠지만. 일본에서 어떤 곡들을 좋아할지 그쪽이 더 잘 알테니까요. 일본곡도 하나 있었어요. 버버리랑 같이 콜라보한 노래가 하나 있었고, 그리고 마돈나의 ‘Like A Virgin’을 2NE1 버전으로 커버한 곡도 있었고. 일본 회사에서 꼭 해야 된다고 그랬는데 저희는 너무 싫어했어요. ‘그런 명곡을 어떻게 우리가 건드리냐’그랬는데 뭐 힘이 없기 때문에 일단 해가지고. 

 

- 앨범 전곡을 일본어로 녹음했나요?

 

산다라박 : ‘Like A Virgin’은 빼고, ‘Fire’는 이대로 살려야 될 것 같다는 저희 의견도 있어서 그냥 한국어로 했어요. 공연도 100% 한국어로 했고, 일본 투어 때도 그랬고요.

 

- ‘Fire’는 한국어 가사로 부른 이유가 있나요?

 

산다라박 : 그게 뭔가 더 맛이 살고. 일본어로 부르려면 가사가 되게 웃긴 게 많아요. 일본어인데 한국말처럼 들려서 너무 웃겨서. 웃느라고 녹음 길게 한 적도 많아요. 뭐 ‘낮에 스키 탄다’ 이런 게 있으니까 (웃음) ‘Go away’에 있어요. 그래서 그런 게 한 번 (웃음이) 터지면 공연 때도 터지니까. 그런 게 ‘내가 제일 잘나가’에도 있고, 뭐 많아요. 욕처럼 들리는 것도 있고.

 

- 일본어는 일본 활동을 위해 새로 배웠던 건가요?

 

산다라박 : 근데 멤버 3명은 원래 연습생 때부터 일본어를 했고요, 박봄은 일본 드라마를 너무 좋아해서 제일 현지인처럼 말을 했고요. 말을 이렇게 잘하는 건 아닌데 팬들이 제일 좋아했어요. 그냥 한마디, 단어 하나 던지는 게 드라마처럼 너무 리얼하니까. 말은 CL이나 민지가 거의 주로 했고, 저는 중국어를 배워서 중국 가면 제가 도맡아서 했지만 일본에서는 진짜 바보처럼 했죠. 첫 콘서트 끝나고 사장님한테 CL이 혼났대요.

 

- 왜요? 

 

산다라박 : “얘(산다라박) 좀 연습시켜야 되는 거 아니니”하면서. 제가 너무 기본적인 거조차 몰라가지고. 일본에서는 뭐 사람 칭하는 거랑 물건 칭하는 게 다르대요. ‘있다’도 뭐 ‘이마스(います)’, ‘아리마스(あります)’ 이렇게 다른데. 제가 ‘사람들이 많이 왔네요’하는데 물건을 칭하듯이 그렇게 해버려가지고. 팬들은 듣고 귀여워했지만. 그 뒤로 일본어 수업 듣기 시작했어요.

 

- 2NE1 이전에 이미 보아를 비롯한 여러 한국 가수들이 일본에서 성공한 바 있는데요. 그로 인해 일본 활동 시 대중들이 K-POP에 친화적인 분위기였나요?

 

산다라박 : 그렇긴 한데. 저희가 시부야나 하라주쿠를 걸어 다니면 못 알아보는 분들도 많았기 때문에. 그게 되게 신기한 거 같아요. 근데 돔 투어할 때 5만 명은 어디서 오는 건지. 빅뱅도, 2PM 우영 씨도 그랬는데 한참 활동할 때도 길거리에 걸어 다니고 밥 먹으러 가도 못 알아보는 분도 있다고들 하더라고요. 

 

- 2NE1은 중국에서도 활동했었나요?

 

산다라박 : 아니요. 활동은 안 했고 투어만 갔었는데 그때 너무 아쉬웠죠. 아, 활동을 했어야 되는데. 왜냐하면 반응이 그렇게 있을 줄 몰랐거든요. 회사에서도 미국 쪽에서 더 반응이 있을 거라고 예상한 거 같은데, 생각보다 중국에서도 좋아해주셨더라고요.

 

- 중화권에 처음 공연하러 간 건 언제였나요?

 

산다라박 : 2012년도에 투어 때 처음 대만에 갔었고요. 2014년에는 중국, 홍콩, 대만 다 갔어요. 처음 중국 갔을 때 너무 놀랐어요. 왜냐하면 장우혁 오빠랑 같은 비행기였는데, 공항에 딱 내렸더니 밖에 함성소리가 장난이 아닌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오빠 팬들인가 봐. 무서운데 우리 좀 이따 나갈까’그랬는데 나가니까 우리 팬들이었던 거죠. 그냥 벙쪘죠. 왜냐하면 처음 온 나라고, 그전에 방송하러 왔다간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자주 갔던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매번 신기했던 것 같아요.

 

- 해외 활동의 첫 시작이 태국이었던 거군요.

 

산다라박 : 네. 그때 공항패션도 처음 찍힌 거 같아요. 자다가 사과 머리 하고 츄리닝 입고 나온 게 찍혀갖고... 그 사진 지금도 기억나요. 그 이후로는 잘 입고 다니죠. 그때는 ‘공항 패션’이라는 게 딱히 없었을 때라서...

 

- 다른 아시아권 국가에서 활동도 궁금하군요. 필리핀의 경우 산다라박 씨에겐 또 다른 고향인데 더욱 각별했을  것 같습니다.

 

산다라박 : 네. 필리핀에서는 거의 그렇죠. 저도 항상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필리핀어를 항상 썼고. 지금도 많이 소통하고 있어요. 필리핀에서 ‘가장 파워풀한 탑 3’가 있거든요. 대통령(로드리고 두테르테, 2020년 기준.), 파퀴아오, 그다음이 2NE1. 저희랑 같이 필리핀에 가서 직접 그걸 눈으로 본 분들은 출마하라고까지 얘기하더라고요. (웃음)

 

- 필리핀에서 2NE1은 K-POP 시초로 평가되겠군요.

 

산다라박 : 예. 그렇기도 하고, 뭔가 해외 가수지만 저로 인해서 약간 로컬 가수 같은 느낌도 있는 그런 분위기였어요.

 

- ‘필리핀 사람이 K-POP 가수로 성공했다’는 느낌일 것 같군요.

 

산다라박 : 예. 그런 느낌. 

 

- 현재 SNS 팔로워 중에도 필리핀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산다라박 : 거의 필리핀 분들일 거예요. 제 유튜브도 최근에 100만 됐는데, 그것도 필리핀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1등. 

 

- 2NE1이 활동하고 있지 않은 지금 필리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 가수는 누구인가요?

 

산다라박 : 그러니까 BTS파도 있고, EXO파도 있고, 두루두루 다양하게 많더라고요.

 

- 여자 가수 중엔 누가 있을까요?

 

산다라박 : 어! 모모랜드. 멤버 중에 낸시가 필리핀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랑 너무 닮은 거예요. 필리핀에서 제일 인기 많은 여자인데 낸시가 닮아서 그래서 모모랜드가 더 알려지고 뜬 거라고 하더라고요. 필리핀에서 저희 방송국 소속이니까 소식을 다 듣고 있거든요. 제 매니저였던 분이 지금 그 필리핀 여배우 매니저라서 맨날 연락하고요.

 

그래서 모모랜드가 거의 국빈 대접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서 일단 낸시가 1위고 ‘뿜뿜’을 필리핀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낸시가 지금 현지 드라마도 찍었던 걸로 알고 있고, 가요 순위에서 제이슨 므라즈를 누르고 1위를 했대요. 그러니까 이게 사람이 인기 있는 케이스가 있고, 노래가 인기 있는 케이스가 따로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모모랜드 모시려고 막 난리가 났었죠.

 

- 그밖에 다른 아시아권 국가들에서도 공연했었나요?

 

산다라박 : 저희 일단 싱가포르 엄청 자주 갔고요, 동남아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더 인기 있는 곳들이 있거든요. 갔을 때마다 너무 많이들 와 주셨는데 가려고 하면 뭐 홍수가 나고, 이런 일들이 많아가지고... 그래서 자주 간 곳은 싱가포르고. 베트남, 인도네시아랑 말레이시아는 자주는 못 갔어요. 그리고 베트남.. 아, 미얀마. 미얀마에서 저희가 큰 공연을 한 게 최초래요.

 

- 공산국가기 때문인가요?

 

산다라박 : 네. 그렇기도 했고. 마땅한 공연장도 없을 때 저희가 가서 정말 큰 컨테이너 박스 같은 데서 대규모 공연을 한 게 처음이었어요. 화장실도 없었어요, 대기실도 없고. 하다가 정전 날 수도 있다고 뭐 발전기 돌리고 있고, 그랬던 힘들었던 곳인데 제일 기억에 남는 도시죠. 그때 공항에서 ‘아, 경호원이 있어도 이러다 다 같이 깔려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고 처음으로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다들 노래 따라 부르고 너무들 좋아해가지고. 근데 지금도 팬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도 방송 차 미얀마 다시 갔을 때, 워너원 김재환 씨 있고, 산들도 있고, 윤도현 오빠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다들 깨갱했어요. 공항에 나온 99%가 다 저희 팬들이어가지고... 윤도현 오빠도 ‘아 최고! 최고!’하시더라고요.

 

- 미얀마에서의 엄청난 반응이었군요.

 

산다라박 : 그래서 미얀마에서 급조해서 저희가 버스킹을 한 거예요. 팬들이 엄청 오셔가지고 거기서 자신감을 좀 얻었죠. 사실은, 오랜만에 2NE1 노래를 한 건데. 그 정도로 크게 호응해 주시니까 저도 힘 받고. 그때 ‘Fire’랑 ‘내가 제일 잘 나가’부르고... 

 

- 그룹이 아니고 혼자서 불렀나요?

 

산다라박 : 네. 혼자 했는데. 그거 제가 인스타에도 풀버전 올렸거든요, 좋아요가 많이 있더라고요. 뭔가 그런 에너지를 처음 봤나 봐요. CL이 없어서 그 역할도 제가 했어요 혼자서. “푸쳐핸섭!” 막 이러면서 다 했는데 같이 갔던 선후배분들이 벙쪄가지고 ‘어, 너 음악 해야겠다’고,.. 

 

- (웃음) 이미 하고 있잖아요.

 

산다라박 : 예. 근데 뭐 요즘엔 예능이랑 MC 이런 걸 주로 했으니까. 방송 밖에서는 제가 맨날 낯가리고 이래서 전혀 모르고들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럼 무대에 어떻게 서죠?’했는데 그걸 보고 윤도현 오빠가 곡도 써주고 싶다고 그러고. 그래서 그때 그냥 너무 좋았어요. 그러니까 매번 느껴요, 무대에 서야만 한다. 무대 밑에서는 쭈구리처럼 하는데...

 

- 슈퍼주니어도 당시 중화권의 엄청난 인기를 가진 팀이었는데 2NE1과 비슷한 시기라 활동 반경이 겹쳤을 것 같습니다.

 

산다라박 : 네. 계속 겹쳤죠. 그 당시 2NE1은 가요계의 왕따였거든요. 저희가 낯가리기도 하고 이러고 있으니까 다들 다가오지를 않았는데. 심지어 SM이랑은 사이도 안 좋았어요. SM 팬들이 저희가 노래하면 막 가만히 있고 이랬는데, 유일하게 슈퍼주니어만 편하게 대화를 했어요. 남아 있으면 말도 걸어주고. 가장 뭔가 편하게 다가갈 수 있을 거 같은 팀이었어요. 동해랑은 옛날부터 친구였고, 이제 그런 것들이 있어가지고. 근데 초반에는 인사도 안 했던 거 같아요. 서로 약간 팬들 의식해서 그런지, 그러다가 어느새인가부터 편해졌는데, 방송하면 계속 서로 앞뒤 순서였어요. 심지어 막 ‘쏘리쏘리’ 할 때도 그래 가지고 너무 친근한 그룹이죠. 그때 명곡들이 너무 많았어가지고, 

 

- 슈퍼주니어가 ‘쏘리 쏘리’로 활동할 당시엔 2NE1과 차트 경쟁도 치열했겠군요.

 

산다라박 : 2009년이었는데, 2010년인가? ‘I Don't Care’활동할 때였죠. 그때 뭐 소녀시대 ‘소원을 말해봐’, 브라운아이드걸스 ‘아브라카다브라’도 같은 1위 후보곡이었고.

 

- 최근에는 연예인들이 SNS로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지만, 2NE1 활동 초기만 해도 아직 그런 시대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산다라박 씨는 네이버 ‘미투데이’를 통해 팬들과 가장 활발하게 소통한 스타로 기억되는데요.

 

산다라박 : 네. 그때 제가 GD를 누르고 미투데이에선 계속 1위를 했었고, 그래서 미투데이 광고까지 찍었었어요. 그때는 사진도 좀 기발하게 찍었던 거 같고, 글도 막 길게 쓰고, 지금 보면 좀 오글거리긴 하는데, 재밌게 썼더라고요. 

 

- 미투데이 이후엔 트위터로 플랫폼을 옮겼지요?

 

산다라박 : 네. 근데 트위터도 엄청 늦게 시작했어요. 멤버들 다 트위터 할 동안 한참을 안 하다가 이제 미투데이도 없어질 무렵에 시작했거든요. 왜냐하면 제가 미투데이랑 의리를 지킨다고,..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고요. 시작이 너무 늦었어요. 

 

- 그럼에도 2NE1 활동 당시 멤버들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2NE1 TV’는 팬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산다라박 : 예. 요즘 활동하는 후배들도 얘기하더라고요. 2NE1 TV 보고 자랐고, 너무 좋아했다고. 어쨌든 데뷔하면서 동시에 한 거였어가지고. 2NE1 TV 입덕이 많았대요. 왜냐하면 무대에선 너무 무섭고 그런데, 2NE1 TV를 보니까 다 쌩얼로 나오고. 사실 그때는 돈 벌기도 전이라 다들 너무 수수하게 나온 그런 모습이 좋았나 봐요. 근데 시즌 2부터 보면 때깔도 장난 아니에요. 일단 미국에서 찍고 막 다 막 풀 세팅하고 나와가지고 재미는 덜하다는 평이 많은데. 시즌 1이 진짜 레전드죠. ‘박봄 옥수수’ 막 이런 거. 박봄 씨가 2NE1 TV 인기에 영향력이 컸죠. 아마 팬덤 1위일걸요. 새벽에 몰래 먹고 이런 게 다 찍혔어요 진짜로 카메라를 24시간 돌렸거든요,

 

- 24시간을 찍다니. 그 당시로선 파격적인 콘텐츠였네요.

 

산다라박 : 예. 숙소에 카메라 거치해서 다 있고, 대기실까지 24시간을. 진짜 저희 그 PD님들 너무 미워했었어요. 힘들어 죽겠는데 계속 들이대고. 뭐 있으면 더 찍으려고 그러잖아요. 약간 곤란한 상황 있으면 더 찍고 막, 그래서. 이제 친해지긴 했는데 그땐 정말 힘들게 했죠, 저희를. 그때 찍은 게 요즘도 유튜브에 올라와 있으니까 다들 재탕하면서 보더라고요. 2NE1 TV 시즌 3까지 나왔는데. 마지막에 많이 울었죠. “이제 마지막 시즌이야”하면서. 

 

 

(3부에서 계속.)

 

 

[사진출처=산다라박 SNS]

 

 

인터뷰 : 아카이브 K

편집 : 우정호 아카이브 K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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