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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1
by 우정호

‘대체할 수 없는’ 걸그룹, 트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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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6-01작성자  by  우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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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많은 색이 들어간 그림은 산만하다. 그 색채들이 아무리 진하다고 할지라도. 반면, 뚜렷하고 다양한 색들이 모여야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되는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예술도 존재한다. 아홉 명의 트와이스(TWICE)가 만들어 낸 아홉 가지 색깔은 샤르트르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뚜렷하고 진했다. ‘눈으로 한 번, 귀로 한번 감동을 준다’는 팀명처럼, 이들은 국내 무대를 넘어 해외 무대에서도 그 입체적인 감동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2020년 11월 진행된 이날 인터뷰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했던 정연을 제외한 여덟 명의 멤버들이 함께했다.)

  

 

- 트와이스(TWICE)는 1998년 데뷔한 '서클' 이후 두 번째 다국적 걸그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국적 그룹'으로 결정됐을 때 그 타이틀이 낯설게 느껴지진 않았나요?

 

채영 : 저희가 데뷔할 때쯤에는 2PM 선배님들도 닉쿤 오빠가 계셨고, 다른 선배 가수분들도 외국 멤버들이 많으셨고, 친구들도 외국 친구들이 되게 많아서 낯설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나연 : 연습생 하면서 외국 친구들을 되게 많이 경험했어요. 어떨 땐 한국 연습생들보다 더 많을 때도 있었고.

지효 : 네. 저희 연습생 할 때도 워낙 여러 나라 연습생들이 있으니까. 같이 연습하면서 같이 데뷔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하게 돼서... 딱히 특별하게 받아들이진 않았어요.

 

- 연습생 시절부터 해외 활동을 염두에 둔 트레이닝을 받았나요?

 

나연 : 네. 그때부터 중국어도 필수로 배웠어야 됐고 언어도 되게 많이 가르쳐 주셔서 자연스럽게 인지를 하고 있었어요.

 

- 트와이스 외국인 멤버들이 한국 연예 기획사인 JYP와 이어진 계기도 알고 싶습니다.

 

사나 : 저는 길거리 캐스팅이었어요. 그 캐스팅 받기 전에 '드림하이'(가수 데뷔를 꿈꾸는 예고생들의 청춘 드라마)를 본 상태였는데, 캐스팅 받으면서 "JYP라고 들어본 적 있냐"고 하시길래 "들어본 적 없다" 그랬더니 어떤 종이를 주셨어요. 그런데 거기에 JYP 아티스트 분들이 쫙 있었어요. 그래서 "어? 드림하이에서 본 사람들이 다 나와 있는 것 같다" 이러면서 그때 JYP라는 회사를 알게 된 것 같아요.

모모 : 저는 비 선배님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해서, 비 선배님이 JYP 소속이어서 알게 됐어요. 들어가게 된 계기는 제가 K-POP 춤추는 걸 좋아해서 언니랑 그냥 재미로 K-POP 커버하고, 집에서 춤추는 영상 찍으면서 유튜브에 올렸는데. 거기 댓글로 JYP에서 연락이 왔고, 이메일로 '오디션 보지 않겠냐'그래서 오디션을 봤습니다.

미나 : 저는 원래 K-POP을 좋아해서 2PM 오빠들, 선배님 때문에 JYP 알고 있었고 K-POP에 대해서 캐스팅 해주셔 가지고 오디션 보고 들어갔어요.

쯔위 : 저는 대만에서 댄스 학원을 다녔었거든요. 그래서 거기서 춤추고 있었는데 끝나고 갑자기 JYP에서 온 어떤 언니가 저를 불러가지고 캐스팅... 영상 한번 찍을 수 있냐 그래서 찍어서 보고는 "됐다"고... "올 생각 있냐"고 물어봐서 부모님이랑 상의해서 이렇게 됐습니다.

 

- 일본과 대만에서도 가수가 될 수 있었을 텐데, K-POP 가수가 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모 : K-POP이 아무래도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고 일본에서도 진짜 유명했으니까. 그리고 장르도 되게 다양하고, 막 귀여운 것만 하지 않고 멋있는 것도 많이 하니까 그런 데 많이 끌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 이런 스타일 한번 해 보고 싶다' 하면서.

사나 : 일본 가수분들, 그룹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은 퍼포먼스 하시는 분은 퍼포먼스, 노래하시는 분은 보컬, 이렇게 나눠져 있는 팀이 꽤 많았어요. 근데 한국 가수분들 보면 다 같이 무대를 꾸미는 느낌이 저는 너무 좋아서 K-POP에 더 관심을 많이 갖게 됐던 것 같아요.

 

- 외국인 멤버들은 한국어를 배워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네요.

 

사나 : 처음 한국에 왔더니 한국어 배우는 친구들이 되게 많았어요. 처음에는 알아듣지 못하는데 그냥 눈치를 보면서 레슨을 받아야 했던 게 조금 어려웠어요. 그래서 '어디를 고쳐라' 이렇게 하시는데 저희는 발음을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까. 보면서 그냥 눈치채고 고치고... 이런 식으로 했던 게 조금 고생이지 않았나.

모모 : 그래도 선생님이 외국 멤버들 많으니까 저희 알아듣기 쉽게 막 영어로도 해 주시고, 되게 간단하게 해 주셨어요.

사나 : 맞아.

미나 : 제가 배웠던 한국어 선생님은 한국어만 하셔가지고, 처음에는 한자로 열심히 알려주셨어요.

 

- 유독 한국 아이돌 그룹 전유물로 알려진 '합숙 문화'는 외국 멤버들의 경우 익숙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사나 : 저는 너무 설레는 마음으로 왔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일본에서도 합숙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있기는 해서 저도 TV에서 본 적이 있었어요. 뭔가 친구들이랑 그렇게 한 집에서 같이 살고, 같이 열심히 하면서 생활하는 게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설레면서 왔어요. 그걸 이제 8년째 하고 있어가지고. 이렇게 길게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웃음)

쯔위 : 저는 한국에 오기 전에 그냥 마음속으로 '아, 힘들겠지? 그렇지만 궁금하다. 가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오니까 제가 나이도 좀 어리고 그래서 쉽게 외로움을 잘 느끼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힘들면 부모님이랑 잘 통화하고, 얘기 많이 하고 울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그러고... 그래도 부모님이 좋은 얘기 많이 해 주셨으니까 지금까지 잘 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 2015년, 트와이스 데뷔와 함께 'OOH-AHH하게'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마자 조회 수가 폭발했습니다. 데뷔 전부터 인기를 예상했나요?

 

사나 : 저는 사실 활동하고 몇 년 동안은 대중분들이 우리한테 어떤 반응을 보여주고 계시는지 잘 실감을 못 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주변에서 '와, 이 무대 좋다. 노래 좋더라. 인기 장난 아니던데?' 이러니까 '어? 우리가 그런가? 실제로 그런가?'라는 생각을 데뷔하고 2~3년은 계속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보다도 저희 본인들이 더 늦게 그런 사실을 알게 되는 식이었던 것 같아요.

모모 : 그리고 'OOH-AHH하게' 처음 나왔을 때는 음원 순위 같은 건 별로 높지 않았어가지고. 회사에서도 '어? 망하는 거 아닌가?' (웃음) 처음에는 이렇게 했다가 나중에 연말 돼서 조금 역주행 해가지고 그때 '아, 조금 잘 된 거 아닌가' 했어요.

지효 : 데뷔하자마자 ‘아, 우리는 잘 될 거 같아’ 막 이러지는 않았죠, 당연히. 잘 될지 안 될지는 너무 미지수였지만 그런 생각은 있었어요. 저희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먼저 시작했으니까, 아예 처음 나온 신인들보다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아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그리고 JYP에서 오랜만에 나오는 걸그룹이었고, 회사 이름도 있으니까. 그래도 처음부터 ‘잘 될 거야’라고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나연 : 그러니까, 워낙 너무 오래 연습하기도 했고, 연습생 때부터 데뷔가 너무 꿈이었고, 데뷔하려다 무산된 적도 많았기 때문에. ‘데뷔했다’는 그 자체에 의미를 크게 가졌던 것 같아요.

 

- 제일 오랫동안 연습생으로 준비한 멤버는 누구인가요? 기간은 얼마나 됐나요?

 

나연 : 지효.

지효 : 10년.

 

- 데뷔를 10년을 준비했다면 데뷔 그 자체로 감개무량했겠군요.

 

지효 : 그렇죠. 많이 울었죠, 처음 쇼케이스 할 때도 울었고, 데뷔 멤버 확정됐을 때도 울었고. 맨날 울었어요.

 

- 트와이스의 해외 첫 무대를 기억하나요? 그때의 감상은 어땠나요?

 

모모 : 첫 해외 무대. 일본인가?

사나 : 아니. 중국인가?

미나 : 홍콩...

나연 : 일본!

모모 : 케이콘(KCON).

사나 : 케이콘.

지효 : 케이콘이 마마(MAMA)보다 먼저야?

나연 : 해외 처음 나간 거랑 첫 무대는 다른 것 같아요. 가서 상 받아온 건 첫 번째가 홍콩 마마였던 거고, 첫 무대는 일본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저희가 지금까지 통틀어서 제일 바쁠 때였어가지고 밤을 새우고 갔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메이크업도 막 그냥 전날에 했던 메이크업이고 되게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다현 : 케이콘을 일본에서 했었는데 그때 저희가 2PM 선배님들이랑 합동무대였거든요.

나연 : 맞아, 맞아

지효 : 아, 진짜?

다현 : 그래서 일본에서 2PM 선배님들이 워낙 인기가 많으시니까 아무래도 JYP 후배들도 덩달아서 사랑해 주신 것 같아요.

나연 : 그때, 맞아요. 저희가 데뷔하고 처음 일본에 갔을 때 일 거예요. 그래서 일본 멤버들 부모님도 몇 번 와서 보셨던 걸로 기억해요.

지효 : 맞아, 맞아

다현 : 그리고 일본이었는데 플래카드 한글로 제 이름도 적혀 있고, 막 트와이스 써진 거 들고 응원해 주시는 모습이 엄청 신기했던 게 기억이 나요.

사나 : 관객분들이 소리를 지르는 걸 봐도, 이게 우리한테 하는 건가, 그냥 소리를 지르는 건가 헷갈리던 때예요,

 

- 일본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팬덤이 있는데. 해외 팬들을 위한 소통은 어떤 방법으로 하시나요?

 

나연 : 라이브 채팅 같은 건데, 미국 팬분들이랑만 할 수 있는 그런 게 있더라고요. 또 저희가 일본 정식 데뷔를 했으니까 일본 팬분들이랑 소통하는 게 또 있고.

모모 : V앱 같은 건 해외 분들도 다 볼 수 있으니까 그런 걸로... 그런데 보면 댓글들이 영어도 많고 다른 나라말들도 많아가지고.

사나 : 저희는 일본어나 중국어나 한국어밖에 알아들을 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 계시는 팬분들이 일본어나 중국어나 한국어를 오히려 더 공부를 해서 저희한테 편지를 주시거나 해주세요. 아니면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 걸어주시거나 그런 경우도 되게 많은 것 같아요.

지효 : 한국에서 저희가 팬클럽을 위한 뭔가 딱 그런 게 없는데, 일본은 좀 그런 콘텐츠가 다양하게 많이 있는 것 같아요. 멤버들이랑 가위, 바위, 보 할 수 있는 뭐 그런 것도 자주 만들고. 한국은 '비하인드',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이런 콘텐츠들이 많이 있고요.

나연 : 코로나 터지기 전에는 저희가 일본을 굉장히 자주 왕래했기 때문에 일본에 가서 하는 스케줄들을 거의 일본 팬들을 거의 1순위로 할 수 있게끔 그렇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 같아요.

 

- 팬들과의 소통도 스케줄의 하나인가요?

 

사나 : 아니요. 그냥 저희가 알아서 하고 싶을 때 켜고, 저희가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해 주시고 계세요. 그렇게도 하고 추가적으로 저희가 하고 싶은 거 의견 내서 미리 하는 것 같아요. 저희가 워낙 그런 소통하는 것도 좋아하고.

모모 : 코로나 땐 직접 만날 수도 없으니까 그런 걸로라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미나 : 더 편하게 얘기를 많이 하니까 그런 모습 좋아해 주시고. V앱 할 때는 일본어로도 얘기하고 하니까.

 

- 팬들과의 소통 공간에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영어 외에도 다양한 나라의 언어가 있을 것 같습니다.

 

모모 : 아주 다양해요. “필리핀 말로 인사해 줘” 막 이런 것들.

사나 : “나 아랍 팬인데 아랍에 올 계획은 있나?” (웃음) 이런 거 되게 많더라고요. 그런 거 보면 저희도 너무 가고 싶어요. 언젠가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2부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출처=JYP]

인터뷰 : 아카이브 K

편집 : 우정호 아카이브 K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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