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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1
by 우정호

2010s 자이언티 (Zi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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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6-01작성자  by  우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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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티(Zion.T)는 대중의 공감을 끌어내는 데 탁월한 감각을 지닌 싱어송라이터이자 래퍼, 프로듀서다. 독자적 창법과 공감대 높은 가사와 멜로디로 2010년대 대중가요 신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 시각의 청각화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사운드로 구현해냈으며, 힙합, 알앤비, 네오 소울, 전자음악을 넘나들며 장르의 경계를 무력화 시켰다.

  

 

현대인의 인간관계에서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와 같은 대사를 눈앞에 있는 누군가에게 건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첫 번째, 너무 상투적인 언어라 진심이 전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두 번째, 화자도 청자도 오글거릴 수 있기 때문에. 세 번째, 행복하고, 아프지 않게 만드는 것이 개인의 의지로 가능하지 않을 수 있기에.

 

그러나, 담담하지만 여운 있는 목소리와 담백하지만 호소력 짙은 멜로디, 현악 선율이 이끄는 잔잔한 사운드의 결로 같은 대사를 전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라며 열 번을 반복한다고 해도. 게다가, 대사를 전달하기 위한 서사가 픽션이 아니고 뮤지션의 실제 이야기라면. 어른이 돼 아버지가 택시 기사로 오가던 양화대교를 지나면서 그의 고단함을 이해하게 되었다면.

 

자이언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할 수는 없는 이 가사로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자이언티 – 양화대교) 전 연령대를 공감을 이끌어냈다. 양화대교가 영등포구 양평동과 마포구 합정동을 잇는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마저 다리 이름을 알게 만들었으며, 자신의 이름 역시 대중에 뚜렷하게 인식시켰다. 비록 그가 ‘그가 양화대교 지날 때 전화 좀 그만해. 나도 그 노래 좋아하는데 그 다리가 무슨 상관인데’(자이언티 – Complex)라며 짜증을 냈을지라도.

 

독보적인 보이스 컬러로 힙합 신에 등장

 

화가,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던 김해솔은 청소년 시절 힙합에 심취했다. 음악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하기로 마음먹고는 고등학생 때부터 랩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남부 힙합과 티페인(T-Pain), 에이콘(Akon) 처럼 오토튠을 사용해 작업하는 아티스트들의 영향을 깊게 받았다.

 

알앤비, 록,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관심의 폭을 넓혀가던 그는 자신의 랩이 ‘밋밋하다’고 생각하고 랩에 멜로디를 붙였다. 이는 자이언티만의 기계음을 섞은 듯한 독보적인 보이스 컬러와 유니크한 멜로디 라인이라는 자이언티 사운드의 시발점이 됐다.

 

본격적으로 래퍼로 데뷔한 그는 스물한 살이 되던 2009년부터 G-Slow를 비롯한 각종 힙합 뮤지션 음원에 피처링으로 참여,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같은 해, 타투네이션의 [Pro Memoria] 앨범에 자작곡 ‘Tattooist’를 발표하며 ‘자이언티’라는 이름을 올렸다.

 

예명 ‘자이언티(Zion.T)’는 구약성서에 언급되는 예루살렘 성지 언덕인 시온(Zion, 영어 발음 ‘자이언’)과 T 모양의 히브리 십자가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목사인 어머니를 따라 기독교 영향을 받았다.

 

2011년, 자이언티는 도끼(Dok2), 크루셜스타(Crucial Star)를 비롯한 힙합 뮤지션들의 피처링 작업을 꾸준히 해나갔다. 그리고 같은 해 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싱글 [Click Me]를 발매했다. 도끼가 피처링한 이 곡에서 자이언티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유니크한 보이스 컬러와 보컬 멜로디에서의 팝적인 센스를 보였다.

 

데뷔 싱글 발매 이후에는 도끼, 더콰이엇, 스윙스, 사이먼 도미닉, 버벌진트와 같은 뮤지션들의 곡 피처링을 하며 본격적으로 대중음악 신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듬해인 2012년, 자이언티는 다이나믹 듀오가 설립한 아메바컬쳐와 전속 계약했다. 음악 프로듀서 프라이머리가 같은 해 발매한 [Primary and the Messengers] 싱글 시리즈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자이언티가 참여한 ‘씨스루’, ‘?(물음표)’, ‘만나’와 같은 곡들이 전부 히트하며 입소문을 탔다.

 

자이언티는 이 즈음 크러쉬, 그레이, 로꼬, 엘로와 함께 '비비드(VV:D)’ 크루를 결성했다. ‘소속에 제약받지 않고 음악적인 교류를 이어가자’는 취지대로, 이들은 피처링, 작곡, 프로듀싱 등 다양한 형태로 협업을 이어갔다.

 

아메바컬쳐와 함께한 정규 1집 [Red Light]로 주목

 

2013년 3월, 아메바컬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크러쉬와 함께 싱글 ‘뻔한 멜로디’를 발매했다. 흔해 빠진 이별 노래들을 ‘뻔한 멜로디’라고 콕 집으면서도, 사람은 ‘뻔한 이별’을 겪는다는 가사는 대중들의 공감 포인트를 자극했다. 그 결과, ‘뻔뻔한 멜로디'는 공개와 동시에 네이버뮤직 1위, 벅스뮤직 2위, 멜론 3위 등 차트 상위권에 단숨에 진입했다.

 

이어 4월에는 정규 1집 [Red Light]를 발매했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를 정하고, 그 이미지를 사운드화 시키면서 각각의 트랙을 개별 에피소드로 만든 옴니버스 작업이었다. 마치, 스스로가 앨범이라는 영화의 감독이 되어 곡을 ‘촬영’한 듯했다. 앨범 커버는 별명인 ‘Skinny Red’ 처럼 빨간 모자를 쓴 빼빼 마른 자이언티가 형상화됐다.

 

앨범에서 가장 댄서블한 그루브와 안정적이고 대중적인 멜로디를 탑재한 타이틀곡 ‘Babay (Feat. Gaeko)’, 기타 반주와 멜로디의 합이 스무스하게 어우러진 ‘도도해’, 도시의 네온사인을 음악화 시킨듯한 ‘O’와 같은 트랙들이 수록됐다.

 

이 밖에도, 감정 상태에 따라 여성의 구두 굽 소리가 다르다는 데서 착안한 ‘Doop (Feat. Verbal Jint)’, 좌우 스피커를 오가며 일종의 실험적 사운드를 선보인 ‘Neon/Director`s Cut’을 비롯해 빈지노가 피처링에 참여한 ‘She’, 이전 발매한 싱글들인 ‘뻔한 멜로디 (Feat. Crush)’, ‘Click Me (2013) (Feat. Dok2)가 실렸다.

 

앨범 공개 직후 타이틀곡 '베이베(Babay)'는 벅스·멜론·소리바다·엠넷 뮤직 등 온라인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또한 앨범 수록곡 10곡 중 7곡이 음원차트 10위권 안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이 앨범은 이듬해 제11회 한국 대중음악상에서 장르 분야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상을 수상했다.

 

자이언티는 같은 해 12월, EP [미러볼]을 발표했다. 고전적 정서를 표방한 타이틀곡 ’미스 김‘외 3곡이 실렸다. ’돌아버려‘와 같은 노래에선 1960년대 대중가요에서 유행했던 한국식 정서가 가미된 소울 음악을 재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자이언티 대표곡 된 ’양화대교’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통해 음악성을 인정받은 자이언티는 2014년 9월 발매한 싱글 ‘양화대교’를 통해 대중성까지 쟁취했다.

 

‘양화대교’는 택시 기사였던 아버지가 지나던 '양화대교’를 빗대어 자이언티 스스로의 솔직하고 소박한 가족애를 음악에 녹였다. 이 노래를 통해 ‘어디냐고 물어보는 말에, 나 양화대교, 양화대교...’ 마치 말을 잇지 못하는 듯한 음 처리를 통해 해석의 여지를 짙게 만드는 드라마틱한 보컬 작법까지 선보였다. 그의 강점인 공감형 가사와 부담 없이 녹아드는 대중적 멜로디를 통해 전 연령대의 공감대를 형성했고, 그 결과 자이언티의 대표곡이 됐다.

 

발매 당시 차트 6위로 시작한 ‘양화대교’는 2015년 MBC ‘무한도전’ 출연은 계기로 역주행을 시작했다. 엠넷, 올레뮤직, 소리바다, 네이버뮤직, 몽키3 등 주요 음원차트 5곳에서 실시간 1위에 오르며 뒤늦게 진가를 인정 받은 것이다. 이곡은 2015년 2월, 제12회 한국 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알앤비&소울(노래) 분야를 수상했다..

 

자이언티는 2019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제 곡인 '양화대교'는 처음으로 대중적인 음악이었어요. 그전에 저의 관심사는 아티스트들에게 인정받고 마니아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었는데 그 이후 대중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긴 거죠.”라고 말했다.

 

이후 자이언티는 2014년 10월, 개코의 ‘화장 지웠어’에 피처링으로 참여했으며 2015년 1월, 샤이니 종현의 솔로 앨범 Base의 더블 타이틀곡 ‘데자-부(Deja-boo)’에 공동 작곡 및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같은 해 2월엔 ‘영혼의 파트너’ 크러쉬와 함께 싱글 [Zion.T, Crush – Young]을 발매했다. 이별 혹은 짝사랑에 대한 체념을 그린 수록곡 ‘그냥(Just)’을 통해 ‘그냥’이라는 단어의 다양한 경우의 사용을 감지한 작사 능력을 보였다. 이 곡은 MBC M ‘쇼챔피언’과 MBC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자이언티는 이어 5월 발매한 싱글 [Eat]을 통해 기세를 이어갔다. 솔직하고 담백한 어투와 상큼한 분위기로 풀어낸 싱글 ‘꺼내 먹어요’를 통해 다시 한번 각종 음원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멜론 연간차트에서는 3위에 올랐다.

 

10월에는 싱글 <No Make Up>을 발표했다. 프로듀서 KUSH, 서원진이 참여했으며 자이언티와 음악적 세계관을 공유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이 건반 세션으로 참여했다. ‘노 메이크업도 이쁘다’는 공감형 가사를 통해 다시한번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음원 공개 당일 멜론, 엠넷, 올레뮤직, 벅스, 지니, 네이버뮤직, 지니, 소리바다 등 7개 차트 1위를 차지했다.

 

YG 산하 레이블로 이적, 그리고 2집 [OO]의 성공

 

2016년 자이언티는 아메바컬쳐와 전속 계약이 만료된 후 YG엔터테인먼트의 테디가 세운 산하 레이블 ‘더블랙레이블’과 계약했다. 이적 후1년 가까운 앨범 준비 기간을 들여 이듬해인 2017년 2월 정규앨범 [OO]를 발매했다.

 

자이언티의 상징과 같은 안경을 문자화 시킨 앨범 제목에 관해 자이언티는 “알파벳 ‘오오’로도 숫자 ‘영영’으로도 읽을 수 있고 원의 형태 두 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 곡은 ‘노래’는 ‘이 노래가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사랑받고 싶은 아이러니’를 담아낸 가사와 자이언티 특유의 대중친화적 멜로디가 두각을 나타낸 곡이다. 이 밖에도 앨범에는 발랄하고 가벼운 팝 ‘미안해 (feat Beenzino’, 시각적 이미지를 음악화 시키는데 탁월한 자이언티의 장점이 담긴 '영화관’, 컴플렉스 고백과 비아냥의 중간 지점을 넘나드는 ‘Complex (feat G-DRAGON)’ 같은 곡들이 실렸다.

 

타이틀곡 ‘노래’는 공개와 동시에 거의 모든 음악 스트리밍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지드래곤이 피쳐링한 ‘Complex’와 빈지노가 피쳐링한 ‘미안해’도 멜론차트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12월, 싱글 ‘눈’을 발표했다. 이문세가 피처링에 참여해 이슈가 된 곡으로 발매하자마자 멜론차트 1위에 올랐다. 이 곡은 SBS ‘인기가요’에서 1위를 기록했다.

 

2018년 10월, 자이언티는 약 10개월 만에 7곡이 든 새 EP <ZZZ>를 발매했다. 타이틀곡은 레드 벨벳 슬기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멋지게 인사하는 법이다. 전체적으로 자이언티 특유의 공감점을 바탕으로 한 대중적 멜로디의 곡으로 자이언티 스스로는 이 곡을 “명절에 개봉할 법한 잘 만든 로맨틱 코메디”라고 묘사했다.

 

이 밖에도 이센스가 피처링한 ’말라깽이,, 피처링한 오혁의 가사를 일부러 잠꼬대하듯 집어넣은 실험적인 트랙 ’잠꼬대‘,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와 같은 곡들이 실렸다.

 

발매와 동시에 타이틀곡 ’멋지게 인사하는 법‘은 모든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말라깽이‘와 ’잠꼬대‘를 비롯한 모든 수록곡이 차트에 진입했다.

 

자이언티는 이듬해인 2019년, 작사가 김이나가 작사에 참여한 싱글 ’5월의 밤‘을 발표했다. ’그대의 세 번째 손가락 위로 옮겨진 반지를 보고‘와 같은 김이나의 작사 스타일은 소박하고 담백하게 공감을 이끄는 자이언티의 가사와는 또 다른 결을 보였다.

 

2020년, 알앤비 아티스트 수민과 함께 작업한 ’더럽게‘를, 이센스와 협업한 ’Confirmed’를 발매했다.

 

2021년, 다시 한번 수민과 함께 싱글 ’크림빵’을 선보였으며 11월에는 ’선물을 고르며‘를 발매했다.

 

엠넷 ’SHOW ME THE MONEY 10‘ 본선에 참가한 소코도모의 곡 ’회전목마’에 원슈타인과 함께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 노래는 음원으로 공개되자마자 멜론, 지니, 빌보드 K-POP 차트에서 1위를 달성했다.

 

2022년 8월, 그는 크리에이티브 회사 ’스탠다드프렌즈‘를 설립했다. “음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예술 창작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 밝힌 자이언티는“작업 중인 앨범과 활동은 ’더블랙레이블‘과 함께하며 '스탠다드프렌즈'에서는 대표와 디렉터로서 경영자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이후의 계획을 전했다.

 

[사진출처=THEBLACKLABEL]

 

 

우정호 아카이브 K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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